플랫폼 흑자 뒤 흔들리는 방송 콘텐츠 생태계
핵심 요약
유료방송 플랫폼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동안 PP의 매출과 수익성은 악화됐다. 콘텐츠 투자 증가율보다 프로그램 사용료 증가율이 낮아 PP의 투자 회수율이 34.7%로 떨어졌다. 약관 심사의 실효성 강화와 기준 지급률 도입, 선계약·후공급 정착이 개선책으로 제시됐다.
유료방송 플랫폼의 수신료 매출은 2016년 2조9000억원에서 2025년 3조7000억원으로 약 2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매년 1조6000억~2조7000억원대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매출은 2조9500억원에서 2조8100억원으로 줄었다. PP의 광고매출 비중은 45.5%에서 32.3%로 낮아진 반면 제작비 비중은 47.3%에서 65.5%로 뛰었고, 영업이익률은 2023년 -4.9%까지 떨어진 뒤 2025년에도 2.4%에 머물렀다.
플랫폼은 낮은 가격으로 방송 상품을 공급하고 홈쇼핑 송출수수료와 인터넷·이동통신 결합판매로 수익을 보완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2025년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2조4436억원으로 방송업계 전체 광고매출 1조7858억원을 웃돌았다. 국내 IPTV가 홈쇼핑 수수료를 포함한 방송매출 가운데 재송신료까지 합쳐 콘텐츠 대가로 지급한 비중은 26.5%였다. 영화·음악·게임 분야에서 제작·창작·개발 주체가 매출의 50~70%를 가져가는 구조와 차이가 크다.
낮은 지급 비율은 콘텐츠 투자 회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PP의 콘텐츠 투자비는 2015년 2조613억원에서 2024년 2조3487억원으로 14% 늘었지만, 플랫폼의 프로그램 사용료는 7529억원에서 8141억원으로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투자 회수율은 36.5%에서 34.7%로 하락했고, 프로그램 구입비 비중도 22.5%에서 17.9%로 줄었다. 광고와 협찬 등 부가매출 의존이 커진 가운데 2025년 매출 상위 10개 PP 중 4곳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산업의 수익배분 구조를 개선하려면 법과 제도, 계약 관행을 함께 손질해야 한다. IPTV 이용약관 신고 과정에서 규제기관이 콘텐츠 대가의 적정성과 PP에 미치는 영향을 실질적으로 평가하고, 콘텐츠 사용료 기준 지급률을 도입해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제시된다. 채널 공급 전에 계약을 체결하고 편성 단계부터 대가를 확정하는 선계약·후공급 원칙도 필요하다. 일부 플랫폼의 일방적인 지급 기준과 계약금 지급 지연으로 이어진 분쟁을 줄이려면 세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