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무용계가 계약으로 지키는 창작의 삶
핵심 요약
프랑스 공연예술계는 단기 고용에도 계약과 사회보험 가입을 적용해 예술인을 보호한다. 무용수에게 임금 1000유로를 주면 고용주는 보험료와 세금 900유로 이상을 추가로 부담한다. 남영호 예술감독은 한국도 공공 지원을 투명한 고용과 임금, 연금 체계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프랑스 공연예술 현장에서는 일주일짜리 고용이라도 계약서를 작성하고 사회보험료를 납부해 예술인을 제도 안에서 보호한다. 몽펠리에에서 무용단 코레그라피를 운영하는 현대무용가 남영호 예술감독은 무용수에게 임금 1000유로를 지급할 경우 고용주가 보험료와 세금으로 900유로 이상을 추가 부담해 총비용이 2000유로에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비용이 크더라도 예술인 고용에 따르는 사회적 책임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무용단은 채용에 앞서 근무 시간을 세밀하게 명시한 계약서를 만들고, 연습과 리허설도 프랑스 노동법과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시간으로 계산한다. 계약 후에는 사회보험 징수기관 유르사프에 고용 사실을 신고하고, 소규모 단체를 위한 국가 급여 관리 공공기관을 거쳐 월급명세서 발급과 세금 처리를 진행한다. 몸이 자산인 무용수는 이 절차를 밟아야 부상 때 산업재해와 의료보험의 보호를 제대로 받을 수 있다.
남 감독은 1990년 프랑스로 건너간 뒤 1992년 무용 연수를 위해 몽펠리에를 찾았고, 현지 독립무용단 오디션에 합격했다. 연간 60회가 넘는 유럽 순회공연에 참여하면서 공연예술 간헐적 근로자 제도인 앵테르미탕의 연간 507시간 기준을 1년 만에 충족했다. 1994년부터 32년째 자격을 유지해 온 그는 무용수와 고용주를 모두 경험하며 이 제도가 공연 노동만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전문 예술인의 창작 지속을 돕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라고 봤다.
한국 예술지원 정책의 과제로는 일회성 복지를 넘어선 고용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공공 지원금을 받는 예술단체는 규모와 관계없이 법인화하고,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고용주와 예술가가 함께 세금을 내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구상이다. 늘어난 세금 부담에 맞춰 공공 지원 예산도 확대하되 재원이 정당한 임금과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생계와 고용, 노후에 최소한의 연금을 받을 체계가 마련돼야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