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형 산불에 방산공장 잇단 셧다운…KF-21 미티어 도입 차질 우려
핵심 요약
프랑스 보르도 서부 대형 산불로 에어버스, 탈레스, 다소, MBDA 등 주요 방산·항공우주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MBDA의 미티어 미사일 추진체를 생산하는 록셀 공장도 폐쇄되면서 한국의 KF-21용 미티어 도입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산불은 240㎞ 방화선을 구축한 가운데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프랑스 전략시설의 산불 위험 노출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보르도 서부 지역을 덮친 대형 산불로 에어버스, 탈레스, 다소, MBDA 등 주요 방산·항공우주 기업들이 공장 가동을 잇따라 중단했다. 30일(현지시간) 확인된 바에 따르면 탈레스는 라팔 전투기와 군용헬기용 전자장비를 생산하는 3개 시설을, 사프란은 인근 4개 공장을 각각 폐쇄했으며, 에어버스도 2개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이들 시설에서는 여객기 동체·기수·날개플랩과 다소·봄바디어 비즈니스기, ATR 터보프롭기용 부품 등이 생산돼 왔다.
전투기 제조사 다소항공은 라팔 전투기와 팔콘 비즈니스기 생산 시설의 민감 장비를 인근 다른 시설과 공군기지로 옮겼고, 유럽 우주기업 아리안그룹도 로켓 모터와 M5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생산 시설의 인력을 대피시키고 안전조치를 마쳤다. 특히 미사일 제조사 MBDA는 인근 록셀 추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는데, 록셀은 MBDA 주력 미사일인 미티어와 아스터·엑조세 등의 고체추진체를 생산하는 핵심 시설이다.
이번 공장 폐쇄는 한국의 KF-21 전투기에 탑재할 미티어 공대공미사일 도입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된다. 한국은 2024년 11월 방위사업청이 MBDA와 계약을 맺어 미티어 도입을 추진 중이며, 1차 양산분 전력화가 올해 말로 예정돼 있다. 사프란과 탈레스도 한국과 각각 헬기 엔진, 해군 전력 분야에서 오래 협력해온 기업들이다. 산불은 29일 밤 기준 안정세를 보였지만 진화 작업이 난항을 겪으며, 소방 당국은 240㎞에 달하는 방화선을 구축해 추가 확산을 막고 있다.
보르도 서부 지역은 루이 14세 시대 왕실 화약공장에서 출발해 2차대전 이후 프랑스의 탄도미사일·핵무기·우주 프로그램 거점으로 성장했다. 독일과의 접경지를 피해 인구밀도가 낮은 삼림지대에 방산 시설을 의도적으로 분산 배치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기후리스크 컨설팅업체 칼렌다르의 티보 라콩드 대표는 2022년 한국 울진 산불이 한울원자력본부 인근까지 번졌던 사례를 계기로 조사한 결과, 숲과 인접한 프랑스 위험시설 300여곳 중 4분의 1이 이미 상당한 산불 위험에 노출됐고, 중간 시나리오상 이 비율은 2050년까지 약 75%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콩드 대표는 "이런 시설들은 워낙 전략적이어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켜질 것"이라며 "문제는 다른 곳에서는 더는 지킬 수 없는 게 무엇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