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확장 이끈 생계 불안과 배제 정치
핵심 요약
구매력 약화와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국민연합의 지지 확대를 이끌고 있다. 탈산업화 지역 노동자와 생계비 부담을 느끼는 하위 중산층이 핵심 지지 기반이다. 탈악마화 전략이 거부감을 낮췄지만 결선 구도와 막판 표심은 집권의 변수로 남아 있다.

프랑스에서 구매력 하락과 이민자에 대한 반감이 맞물리며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지지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 당의 유력 인사인 마린 르펜은 내년 4월 대선을 앞둔 최근 여론조사에서 36% 안팎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의 원인을 이민자에게 돌리는 인식이 국민연합 투표로 이어지는 흐름도 나타난다.
핵심 지지층은 제조업 쇠퇴와 기업의 해외 이전으로 타격을 입은 지역의 노동자와 불안정한 처지의 서민이다. 물가와 주거비 상승을 걱정하는 하위 중산층도 주요 기반을 이룬다. 국민연합은 외국인을 일부 일자리와 사회복지 혜택에서 배제하는 ‘자국민 우선주의’를 앞세우면서도 자유 경쟁과 복지지출 축소를 강조하는 전통적 우파와는 거리를 뒀다. 대신 서민을 보호하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외국인 혐오의 역사적 뿌리는 1954년부터 1962년까지 이어진 알제리 독립 전쟁과 연결된다. 당시 프랑스 민족주의 진영 일부는 알제리 아랍인을 고문하고 탄압해서라도 독립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립 이후에는 식민지를 포기한 정부에 대한 반감이 반무슬림 정서와 백인 우월주의로 번졌다. 국민연합의 주요 세력 기반인 프랑스 남동부도 알제리 전쟁과 북아프리카 식민지에서 돌아온 백인 프랑스인인 피에누아르의 정착에 큰 영향을 받은 지역이다.
르펜은 당 간부들의 공개적인 나치 찬양과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금지하는 ‘탈악마화’ 전략으로 극우 투표에 대한 거부감을 낮췄다. 일부 지역과 사회 집단에서는 국민연합 지지가 더는 수치로 여겨지지 않고, 프랑스인과 노동자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자부심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서민층을 포함한 상당수 유권자가 선거 수주 전에야 선택을 확정하는 데다, 결선 상대에 따라 중도·우파 표가 반대편으로 결집할 수 있어 극우 집권을 단정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