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투루프섬 첫 시찰…러일 영토 갈등 고조
핵심 요약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남쿠릴열도 이투루프섬을 처음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영토라는 입장을 내세우며 강력히 항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시아 제재로 악화한 양국 관계에 영토 갈등이 더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쿠릴열도의 이투루프섬을 처음 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지 수산물 가공공장과 병원, 학교 등을 둘러봤다. 일본 정부는 남쿠릴열도가 역사적·국제법적으로 일본 영토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이번 방문에 강력히 항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하루 전인 12일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 태평양함대 군사훈련 현장을 찾았다. 그는 남쿠릴열도의 귀속이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국제 문서에 명시됐다는 기존 러시아의 주장을 거듭 밝혔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이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참여한 데 대해서도 일본의 입장에 변화가 생겼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쿠릴열도는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캄차카반도 사이에 놓인 섬들로 구성된다. 러시아와 일본은 남부의 이투루프·쿠나시르·시코탄·하보마이 등 4개 섬을 두고 맞서고 있다. 일본은 1854년부터 이 지역을 영유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패전 뒤 옛 소련에 넘어갔고, 현재는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는 일본이 쿠릴열도와 인접 군도에 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일본은 남쿠릴열도가 조약에서 권리를 포기한 쿠릴열도와 별개의 지역이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 국가원수의 현지 방문은 2010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이 쿠나시르섬을 찾은 것이 처음이었다. 메드베데프는 총리로 재임한 2012년과 2015년, 2019년에도 남쿠릴열도를 방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 이뤄진 푸틴 대통령의 첫 방문은 영토 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의지를 부각한 행보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