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이투루프섬 첫 발…러일 영토 갈등 격화
핵심 요약
푸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분쟁 지역인 이투루프섬을 방문했다. 일본 정부는 북방영토가 자국 고유 영토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양국의 제재와 영토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한층 선명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빚는 쿠릴열도의 이투루프섬을 처음 방문했다. 2000년 대통령 취임 이후는 물론 2008∼2012년 총리 재임 기간까지 포함해 첫 현지 방문이다. 일본 정부는 에토로후섬을 포함한 북방영토가 자국 고유 영토라며 즉각 강하게 항의했다.
시베리아·극동 지역을 순방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투루프섬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기함을 시찰하고 훈련 보고를 받았다. 발레리 리마렌코 사할린주 주지사와 업무 회의를 진행한 뒤 수산물 가공공장과 병원, 학교도 둘러봤다. 전날 유즈노사할린스크에서는 쿠릴열도가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로 러시아 영토가 됐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일본의 대러시아 제재에 불만을 표시했다.
일본은 홋카이도 북쪽의 쿠나시르·이투루프·시코탄·하보마이 군도 등 4개 섬을 북방영토로 부르며 반환을 요구해 왔다. 소련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이 지역을 점령한 뒤 일본인 주민을 추방하고 병력을 배치해 실효 지배를 이어왔다. 인구는 약 2만 명이지만 광물과 주변 해역의 수산 자원이 풍부하다. 러시아 지도자의 현지 방문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이던 2010년 처음 이뤄졌으며,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의 2021년 방문을 포함해 푸틴 이전까지 모두 다섯 차례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역사와 국제법상 북방영토가 일본에 속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 방문에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를 분석한 뒤 러시아 정부에 직접 유감을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이달 초 방위백서에서 러시아·북한·중국의 군사적 밀착에 우려를 나타냈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옛 섬 주민 후손들을 만나 영토 문제 해결과 평화조약 체결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