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위치를 감추는 복제 집무실과 장갑열차
핵심 요약
푸틴 대통령은 여러 지역에 동일하게 꾸민 집무실을 두고 실제 소재를 감추고 있다. 회동 영상은 촬영 뒤 늦게 공개되며 참석자에게도 공개 전까지 비밀 유지가 요구된다. 이동 추적을 피하기 위해 체육관과 스파, 통신장비를 갖춘 장갑열차를 이용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소재와 이동 경로를 감추기 위해 관저와 교통수단, 회동 공개 시점까지 아우르는 보안 체계가 운용되고 있다. 모스크바 외곽과 흑해 휴양지 소치 등 여러 지역을 오가는 푸틴 대통령은 각 관저에 외관이 거의 같은 집무실을 두고 있다. 공개 영상만으로 실제 촬영 장소를 가려내기 어렵게 만든 구조다.
서로 다른 집무실은 문손잡이 위치와 벽면 이음새 같은 미세한 차이를 제외하면 거의 동일하게 꾸며졌다. 영상 속 식물 잎이 시든 정도가 공개 순서와 맞지 않는 사례도 포착됐다. 이를 토대로 일부 회동은 발표 날짜보다 앞서 촬영됐거나 실제 순서와 다르게 공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러시아 기자들은 촬영 후 보관했다가 공개하는 영상을 ‘통조림’이라는 뜻의 ‘콘세르비’로 부른다.
푸틴 대통령을 만난 정부 관계자들은 영상이 공개될 때까지 회동 사실을 비밀로 유지해야 하며, 공개가 수주 뒤 이뤄져도 당일 만난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이동할 때는 일반 여객열차처럼 보이는 대통령용 장갑열차도 사용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 열차에는 체육관과 스파, 특수 통신장비가 설치돼 있으며 철로를 이용해 이동 추적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밀주의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한층 강화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일부 면담자에게 2주간 격리를 요구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영토 깊숙이 비행하면서 이동과 소재에 관한 보안도 더욱 엄격해졌다. 일련의 기만 조치는 신변 보호뿐 아니라 푸틴 대통령이 계속 활동하며 모든 상황을 통제한다는 인상을 유지하는 수단으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