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사법부 갈등 격화…총리·대통령 진영 충돌
핵심 요약
폴란드 헌재소장 직무 정지로 투스크 총리와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대립이 격화했다. 대통령은 의회가 선출한 재판관 3명의 취임 선서를 거부했고, 정당 대표들과 회담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신임 판사 임명을 촉구했으며, 갈등은 EU 차원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폴란드 헌법재판소장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사법부 독립성을 둘러싼 도날트 투스크 총리와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대립이 격화했다. 친유럽연합 기조의 투스크 총리는 법치 확립을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고, 민족주의 성향의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조치를 ‘쿠데타’로 규정하며 우파 정당들과 대응을 모색했다.
투스크 총리는 TV 연설에서 헌재가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헌법에 따라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정권이 임명한 보그단 슈비에츠코프스키 헌재소장의 직무 정지 몇 시간 뒤 나온 발언이다. 앞서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헌재에 들어가려다 이를 막은 안나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과 몸싸움을 벌인 일도 갈등을 키웠다. 대통령은 코르빈-표트로프스카를 포함해 의회가 선출한 재판관 3명의 취임 선서를 거부해왔다.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은 민족주의 우파 법과정의당이 주도한 전임 의회에서 선출됐다.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은 투스크 정부가 장악한 의회에서 지난 3월 선출됐다. 2023년 총선 승리 이후 투스크 총리는 헌재가 전임 정권에 지나치게 기울어 중립성을 잃었다며 개혁을 주장해왔다. 이번 회담에는 법과정의당과 폴란드 인민당 등 민족주의·극우 정당 대표가 참석했으며, 투스크 총리의 시민연합은 불참했다. 회담은 내부 안보 위협을 논의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나브로츠키 대통령에게 신임 판사를 조속히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EC는 폴란드 당국이 헌재가 폴란드 헌법에 부합하고 유럽사법재판소의 관련 판례를 존중하도록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법 갈등은 극우 정당의 부상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른 다른 EU 회원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유럽 차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폴란드의 EU 내 위치를 지키려는 투스크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치적 해법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