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해 가르는 주거·사회 취약성
핵심 요약
사회·경제적 취약 조건이 겹친 12개 지역의 온열질환 발생률이 전국 평균의 2.7배로 나타났다. 노후주택과 고령자,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고위험 지역에서 더 높았다. 응급실 신고 중심 통계는 기저질환 악화와 고온 관련 초과 사망을 충분히 담지 못한다.
지난 2일 전남 담양군의 한 주택에서 70대 여성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당시 담양의 낮 최고기온은 37.1도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날 경남 양산이 42.5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 여러 지역이 40도를 넘었지만, 담양은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특별히 높은 곳은 아니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229개 시군구의 고령자·1인 가구·노후주택 등 11개 조건을 종합한 연구에서는 담양을 포함한 12곳이 6년 연속 만성적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들 지역의 노후주택 비율은 47.9%로 양호 지역의 23.7%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65세 이상 인구는 33.4%, 1인 가구는 38.2%, 기초생활수급자는 7.4%로 각각 양호 지역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9일 기준 시군구별 통계를 인구 10만명당으로 환산하면 12개 고위험 지역의 온열질환자는 17.7명으로 전국 평균 6.5명의 2.7배였다. 전북 장수군은 37.8명, 전남 함평군은 33.7명으로 전국 평균의 5배를 웃돌았다. 기온 중심의 현행 대응만으로는 고령·빈곤·독거와 열악한 주거환경이 겹친 지역의 피해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 수치로 드러났다.
응급실에서 열사병·열탈진·열경련 등으로 판단돼 신고된 환자만 집계되는 현행 통계에도 한계가 있다. 10일 기준 공식 누적 환자는 3351명, 추정 사망자는 31명이지만, 폭염으로 기저질환이 악화된 사례는 최종 진단명이 심부전이나 급성신손상일 경우 빠질 수 있다. 폭염일수가 전국 평균 31일이었던 2018년에도 공식 사망자는 48명이었으나, 일 최고기온과 전체 사망자 수를 분석한 고온 관련 초과 사망 추정치는 1392명으로 약 29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