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피난처 된 인천공항, 노숙인 퇴거 논란
핵심 요약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폭염을 피해 터미널에 머무는 노숙인들에게 퇴거 안내문을 부착했다. 공항 내 노숙인은 약 16명이며 올해 관련 민원은 21건 접수됐다. 인권단체는 법정 유예기간과 공공의 보호 책임을 문제 삼아 조치 중단을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폭염을 피해 여객터미널에 머무는 노숙인들에게 시설 밖으로 나가도록 요구하는 안내문을 부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노숙인들의 소지품에 안내문을 붙였으며,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은 취약계층을 공공장소에서 내보내려는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안내문에는 공항시설법상 공항 시설에서 잠을 자거나 숙박하는 행위가 금지돼 있으므로 이를 즉시 멈추고 여객터미널에서 퇴거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따르지 않으면 벌금이나 구류 등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손해배상 책임도 질 수 있다는 경고도 포함됐다. 다만 공사는 강제로 퇴거시킬 수 없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안내 차원에서 문서를 부착했다는 입장이다.
공항 터미널에서 생활하는 노숙인은 약 16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무더위를 피하려 공항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노숙인 체류와 관련한 민원도 이어졌고, 올해 공항 고객민원시스템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21건이다. 교통센터 주변에 노숙인이 자주 머물러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승객과의 마찰도 발생한다는 내용과 함께 단순 경고보다 실효성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도 제기됐다.
홈리스행동은 지난 3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안내가 행정기본법이 정한 유예기간을 지키지 않아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와 지방자치단체가 노숙인 보호에 협력해야 하며 인천시 역시 사회안전망 책임을 외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공항공사와 인천시, 영종구는 앞서 보호시설 입소를 권유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단체는 수요일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퇴거 조치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며, 공사도 인천시의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