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일상화에 드러난 도시 안전망의 빈틈
핵심 요약
시민들이 그늘길과 냉방시설을 찾는 앱을 직접 만들며 폭염에 대응했다. 노인과 노숙인은 밤새 냉방되는 공간을 찾아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야간과 휴일에도 취약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폭염 안전망 확충이 과제로 남았다.
서울 전역에 처음으로 폭염 중대경보가 내려진 지난 4일, 서울대 사범대 학생이 개발한 길 안내 앱이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최단 경로 대신 그늘이 가장 많은 길을 안내하는 서비스였다. 휴대용 선풍기와 양산만으로 견디기 어려운 폭염 속에서 시민들은 일상에 필요한 대응 수단을 직접 만들어 활용했다.
에어컨이 설치된 버스 정류장을 찾아주거나 지자체 지정 무더위 쉼터의 위치를 보여주는 앱도 등장했다. 대부분 학생과 직장인 등 시민이 개발한 서비스다. 정부와 지자체도 무더위 쉼터 운영, 생수 배부, 에너지 바우처 지원에 나섰지만, 시민이 만든 정보 서비스가 생활 속 수요를 더 직접적으로 파고드는 상황이 나타났다.
인천공항에서는 더위를 피하려는 노인들이 공항철도를 타고 몰렸고, 열대야에 거리에서 잠들기 어려운 노숙인들도 밤새 냉방되는 공간을 찾아 공항으로 향했다. 이용 공간이 좁아지고 소란이 발생하면서 이용객의 불편이 이어졌고, 공항이 이들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둘러싼 시민 간 논쟁도 벌어졌다. 공항을 찾은 이들에게 폭염은 편의가 아니라 생존과 맞닿은 문제였다.
무더위 쉼터는 주로 주민센터와 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설치돼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제한적이다. 열대야가 심한 밤이나 주말·휴일에는 문을 닫는 시설도 많아 취약계층이 이용하기 어려운 공백이 생긴다. 노인과 노숙인에게 앱으로 정보를 직접 찾도록 요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반복될 폭염에 대비하려면 시간과 장소, 나이에 관계없이 냉방 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시의 대응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