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AI 데이터센터 확장, 기후·불평등 부담 키운다
핵심 요약
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전력·용수 소비와 석탄화력 연계 계획이 온실가스 감축과 지역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 AI의 편익과 비용이 불균등하게 배분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민사회는 사회적 상속 기금 조성에 나섰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면서 전력 수요와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남 양산은 지난 2일 기온이 42.5도까지 치솟았고 5일 연속 40도를 넘었다. 5일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20곳에 최고 단계 폭염특보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은 한산해진 반면 빙상장과 동굴을 찾는 피서객이 늘어나는 등 휴가 풍경도 달라졌다.
정부가 6월 29일 공개한 3대 메가프로젝트에는 SK 5GW, GS 2.4GW, 네이버 1GW 등 모두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1단계로 구축하는 계획이 담겼다. 세 기업의 투자 유치 등을 포함한 사업비는 약 550조 원으로 제시됐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용량이 약 2.5GW인 상황에서 3년 안에 세 배가 넘는 설비를 추가하려는 구상이다. 환경영향평가의 신속 처리와 전력·용수 공급 지원도 추진되며, 동해안 데이터센터에는 이용률 20~30% 수준인 석탄화력발전소의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생성형 AI는 모델 성능을 높이기 위해 병렬 컴퓨팅과 고속 데이터 전송, 고밀도 특수 칩, 대형 냉각설비를 가동해야 해 막대한 전력과 물을 소비한다. 세계 각지에서는 인구 100만 명 도시의 소비 전력과 맞먹는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다. 이 시설들은 고용 창출 효과가 크지 않은 데 비해 전력·용수 사용, 열섬 현상, 소음 문제를 일으켜 주민 반발을 부르고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 4일 AI의 추가 전력 수요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한 측면을 인정하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울 가능성도 언급했다.
AI 확산의 부담은 불평등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교육과 노동시장에서 AI의 혜택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으면 소수 기업과 주주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반면 일자리 감소와 에너지 가격 상승의 비용은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60 플러스 기후 행동’과 ‘아름다운 재단’은 세대 간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상속 캠페인을 시작했다. 자발적 시민 참여로 사회적 상속 기금을 조성하고 8월 13일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AI 정책을 기후위기 대응과 불평등 완화라는 목표 안에서 재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