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엇갈린 피서법…노인은 공원, 청년은 도심으로
핵심 요약
폭염 속 탑골공원에는 무료급식과 쉴 곳을 찾는 노인들이 몰렸다. 온열질환자 가운데 60대 이상이 43.2%를 차지해 안전한 실내공간 연계 필요성이 제기됐다. 청년층은 고물가를 피해 집과 영화관, 한강 수영장 등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수도권에 이틀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는 무더위를 견디며 무료급식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모였다. 양평에서 지하철로 2시간을 온 임 모씨(76)는 오전 8시 30분 아침 식사 뒤 점심 배식까지 3시간을 그늘에서 보냈다.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나눠준 폭염 대비 생수 1000개는 1시간 만에 모두 소진됐다.
정오 무렵 배식이 시작되자 땡볕 아래 줄은 100m 넘게 늘어섰다. A씨(81)는 시립복지관 식사비 4500원이 부담스럽고 혼자 집에서 에어컨을 켜기도 눈치가 보여 공원을 찾는다고 했다. 서울시가 복지관과 경로당, 구청, 은행 등 무더위쉼터 4000여 곳을 운영하고 있지만, 혼잡하거나 오래 머물기 어려워 탑골공원을 택한다는 노인이 적지 않았다.
낙원상가의 ‘탑골 어르신 문화 놀이터’와 실버영화관도 쉴 곳을 찾은 노인들로 붐볐다. 5월 15일부터 8월 4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2441명 가운데 60대는 18.4%, 70대 이상은 24.8%를 차지했다. 허준수 숭실대 교수는 생수 제공에 머물지 말고 복지관·문화시설과 연계해 노인들을 안전한 실내공간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층은 고물가와 폭염을 피해 집이나 영화관, 한강 수영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금융업 종사자 박 모씨(27)는 회사 권유로 낸 하루 연차를 집에서 보낼 계획이다. 누적 관객 400만명을 넘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예매자의 절반 이상은 20·30대였다. 호텔 수영장 가격이 성수기 80만~100만원까지 오르자 한강 수영장도 주목받아, 6개 시설의 7월 이용객은 지난해 28만3000명에서 올해 30만6000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