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서울역 노숙인 지키는 심야 순찰
핵심 요약
폭염중대경보 속 서울역 일대 노숙인들이 극심한 더위에 노출됐다. 사회복지사들은 얼음물과 빵을 나누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밤새 순찰을 이어갔다. 쉼터는 이용 기피 사유와 수용 규모의 한계로 일대 노숙인을 모두 품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 첫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지 이틀째인 5일, 서울역 일대 노숙인들은 낮 최고기온이 일부 지역에서 39도를 넘고 최저기온도 29도에 육박한 날씨를 거리에서 견뎠다. 서울시립 다시서기 서울역희망지원센터의 정문영·임종구 사회복지사는 오후 7시 40분부터 2인 1조로 순찰하며 노숙인들의 안색과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얼음물과 빵을 건넸다.
두 사람은 서울역 앞 광장과 대합실, 청파어린이공원, 서쪽 텐트촌을 약 2시간 동안 돌았다. 공원에서는 웃옷과 신발을 벗은 채 미지근한 자판기 물로 버티던 노숙인도 만났다. 준비한 빵과 음료는 금세 바닥나 건강이 좋지 않아 보이는 사람부터 선별해 제공해야 했다. 폭염기에는 심층 상담보다 생명과 직결되는 건강 점검을 우선하고, 부상자나 환자는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도록 한다.
센터는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무더위 쉼터이자 응급 잠자리다. 낮에는 4인용 벤치 12개가 있는 대기실을 이용하고 샤워와 빨래도 할 수 있으며, 밤에는 대기실과 복도, 상담실에 매트리스를 편다. 이날 오후 7시께 10여 명이 센터에서 더위를 피했지만, 상당수는 사람이 많아 불편하거나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이유로 이용을 꺼렸다. 마련 가능한 잠자리는 60개 미만인 반면 서울역 일대 노숙인은 100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순찰팀은 만난 사람들에게 밤에는 센터에서 쉬도록 거듭 안내했으나 대부분 답을 피했고, 한 노숙인은 공원에서 자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회복지사들은 복귀한 뒤 현장에서 확인한 정보를 기록하고, 위험해 보인 사람을 다시 살피기 위해 오후 11시께 거리로 나갔다. 자정을 넘기면 심야 근무자가 기록을 넘겨받아 순찰을 이어간다. 서울시는 거리 노숙인 2천152명을 지원하며, 1천418명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320명에게 응급 잠자리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