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복용약, 탈수·저혈압 위험 높인다
핵심 요약
폭염으로 수분과 전해질이 줄어든 상태에서는 일부 복용약이 탈수와 저혈압, 실신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고혈압약과 항콜린제, 일부 정신과 약물, 리튬, 비스테로이드소염제는 더위 속 부작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수분을 자주 섭취하면서 의료진과 폭염기 복약 계획을 세워야 한다.
폭염으로 땀과 전해질이 빠져나가고 피부 혈관이 넓어지면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평소 복용하던 약의 작용까지 겹치면 탈수와 어지럼, 실신 위험이 커진다. 지난달 12일 경북 포항과 경산에는 폭염특보제 도입 후 처음으로 최상위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체감온도가 이 경보 기준인 38도에 이르면 전체 사망 위험은 평상시의 1.16배,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은 1.14배로 높아진다.
고혈압 환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뇨 작용을 하는 약은 소변을 통한 수분과 전해질 배출을 늘려 폭염 속 탈수와 저혈압을 악화시킬 수 있다. ACE 억제제와 ARB는 혈압을 낮추고 갈증 감각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뇨제와 함께 복용할 때 더위 관련 위험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베타차단제와 칼슘통로차단제도 일부 환자에게 혈압 저하와 어지럼, 실신을 일으킬 수 있다. 갈증과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여러 약을 함께 먹는 고령자는 복용약별 위험을 점검해야 한다.
혈압약 이외에도 폭염과 충돌할 수 있는 약은 다양하다. 일부 과민성방광 치료제와 1세대 항히스타민제, 삼환계 항우울제의 항콜린 작용은 땀을 줄여 체열 방출을 방해할 수 있다. 일부 항정신병약은 중추신경계의 체온조절과 발한에 영향을 주고,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 일부 항우울제는 땀을 늘려 수분 손실을 키울 수 있다. 조울증 등에 쓰이는 리튬은 탈수 시 체내 농도가 올라 독성 위험이 커진다. 이부프로펜과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소염제는 탈수 상태에서 급성 신장 손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예방하려면 갈증이 나기 전부터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고 장시간 야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뒤에는 정상적인 식사와 간식으로 나트륨 등 전해질을 보충하고, 장시간 발한이 이어지면 균형 잡힌 전해질 음료를 고려할 수 있다. 소금 알약을 임의로 먹거나 고혈압 환자의 나트륨 제한 원칙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폭염을 이유로 약을 스스로 줄이거나 끊지 말고 의료진과 더운 날의 복약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어지럼·두통·극심한 피로가 휴식 후에도 계속되거나 소변량이 줄면 진료를 받고, 의식 저하나 경련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