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냉방 전력 급증…전기·산불 경계 강화
핵심 요약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늘면서 전기설비의 부하와 화재 위험이 커졌다. 최근 5년간 에어컨·선풍기 화재 2천184건 중 76.1%가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했다. 고온건조로 여름 산불 위험도 높아져 당국이 헬기 중심의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극한폭염으로 냉방기기 가동이 늘면서 전기화재와 여름철 산불 위험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여름철 냉방 수요는 2020년 2만8천550MW에서 2024년 3만6천860MW로 29.1% 증가했다. 전체 전력수요에서 냉방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2.1%에서 38.0%로 높아져 전선과 전기설비의 부하 관리가 중요해졌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발생한 에어컨·선풍기 화재는 2천184건이다. 연도별로는 374건, 371건, 395건, 530건, 514건을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전기적 요인이 1천663건으로 76.1%를 차지했다. 2025년 7월 부산 기장군 아파트 화재로 8살과 6살 자매가 숨졌고, 에어컨 전원이 연결된 멀티탭에서 전선 단락 흔적이 확인됐다. 2024년 8월 경기 부천시 호텔에서는 에어컨 실내기와 실외기 사이의 부식된 전선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고온이 곧바로 불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폭염기에 전력 사용이 집중되면 전기설비에 걸리는 부하가 커지고, 노후 설비에서는 단락과 같은 결함이 생기기 쉬워진다. 에어컨 화재를 막으려면 여러 기기를 한 콘센트에 연결하는 사용 방식을 피하고 전선 손상 여부와 실외기 주변의 청결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폭염과 짧아진 장마는 숲의 토양 습도와 수분도 떨어뜨려 외부에서 시작된 불이 산림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인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국내 산불 5천291건 가운데 여름철 발생은 449건으로 8.5%였다. 대구 달성군에서 8월 3일 발생한 산불은 마른 토양과 수분을 잃은 숲이 불길 확산을 막는 ‘녹색댐’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한 점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다만 여름에는 기압이 안정되고 강풍이 드물어 대형 산불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 소방 당국은 국가 소방헬기 통합출동으로 현장 도착 시간을 전년보다 4.8분 줄였고, 산림 당국은 진화대원의 열탈진을 막기 위해 헬기 등 공중자원을 적극 투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