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공항 노숙인 퇴거 갈등 확산
핵심 요약
인천공항공사가 터미널 내 노숙인 물품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하고 순찰 강화에 나섰다. 폭염을 피해 공항에 머무는 노숙인은 제1·2터미널을 합쳐 수십 명 수준이다. 홈리스행동은 퇴거 중단과 주거·복지·의료를 잇는 공공지원 체계 마련을 요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여객터미널에 머무르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퇴거 절차에 나서면서 인권단체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공사는 지난달 30일 공항 안에 놓인 노숙인 물품에 퇴거명령서를 부착했다. 명령서에는 공항시설법 제56조를 근거로 노숙 행위를 즉시 중단하고 여객터미널 밖으로 나가라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폭염을 피하려고 인천공항을 찾는 노숙인이 급증해 제1·2터미널에 머무는 인원은 모두 수십 명 수준이다. 일부는 여객용 의자에 짐을 쌓아두거나 소란을 일으켜 이용객 불편도 이어지고 있다. 공사는 복지시설 입소를 권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이를 거부하고 있어 순찰을 강화하고 퇴거명령서 부착을 계속할 방침이다.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행동은 공항 내 노숙을 개인의 일탈이나 질서·치안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주거를 잃은 사람들에게 공항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피난처가 될 수 있으며, 현재 상황은 개인이 아니라 공공지원 체계의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국가와 공공기관의 책임을 중심에 두고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홈리스행동은 퇴거나 처벌보다 보호와 복지 연계가 우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숙인이 주거·복지·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공공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단체는 오는 12일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퇴거 조치 중단과 피해 노숙인의 권리 보호를 요구하고, 관련 제도의 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