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사망 격차 키우는 고령 여성의 취약성
핵심 요약
고령 여성의 폭염 관련 사망률은 고령 남성보다 평균 약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리적 체온 조절 저하와 사회적 고립, 낮은 소득·연금이 위험을 키우는 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성별·연령별 피해 자료를 확충하고 폭염 대응 체계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과제가 제시됐다.
유엔여성기구가 지난 4월 공개한 ‘열 스트레스에 따른 성별·연령별 차등 위험’ 보고서는 폭염이 고령 여성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03년 유럽 폭염 때 75세 이상 여성의 사망 비율은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높았고, 여러 사례에서 고령 여성의 폭염 관련 사망률은 고령 남성보다 평균 약 1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냉방 접근성이 비교적 좋은 지역에서도 이런 격차는 확인됐다.
첫 번째 위험 요인은 생리적 차이다. 65세 이상은 노화로 땀샘 기능이 약해지고 피부 혈류 반응이 둔해져 더위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폐경 이후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혈관 확장 효과가 줄고, 땀 배출량도 동년배 남성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로 인해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돼 강한 열에 노출됐을 때 위험이 커진다.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제약도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홀로 사는 고령 여성은 더위를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나 건강 이상이 생겨도 곧바로 도움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배우자와 사별한 뒤 혼자 남는 사례가 많은 데다 소득과 연금이 낮아 냉방기기를 갖추는 데도 제약을 받는다. 국내에서도 2023년 여성 노인 빈곤율은 43.4%로 남성 노인의 31.8%보다 11.6%포인트 높았다.
연금 격차는 경제적 취약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6월 국민연금연구원이 제시한 국민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급액은 남성 82만4000원, 여성 40만7000원으로 두 배 넘게 차이가 났다. 보고서는 폭염 피해를 성별과 연령별로 나눈 자료가 크게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낮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된 8월 7일, 세분화한 정보 수집과 함께 조기경보 체계 및 폭염 대응 계획에 성별·연령별 관점을 반영할 필요성이 부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