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화재에 갇힌 비닐하우스 1만 가구
핵심 요약
과천 꿀벌마을 주민들은 42도까지 오르는 실내와 취약한 전기·수도 시설 속에서 폭염을 견디고 있다. 전국 판잣집·비닐하우스 거주 가구는 1만132가구지만 불법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지원에서 벗어나 있다. 올해 1~7월 비닐하우스 화재 753건으로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최소한의 방재 대책이 요구된다.
낮 기온이 34도까지 오른 지난달 31일 오후, 경기 과천시 꿀벌마을의 주거용 비닐하우스 350여 가구는 인적이 드물었다. 실내 온도가 42도까지 치솟자 주민들이 경로당과 지하철역으로 더위를 피해 떠났기 때문이다. 여러 가구가 전기계량기 하나를 함께 써 요금 부담과 합선 우려 탓에 에어컨도 마음 놓고 가동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비닐로 둘러싸인 집 안에는 장마철 침수로 생긴 곰팡이 냄새와 40도가 넘는 열기가 함께 갇혔다. 곳곳에 남은 화재 흔적은 냉방기 사용조차 위험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보여줬다. 상수도 시설도 없어 주민들은 식수를 사거나 약수터에서 길어 온다. 주민세를 내고도 불법 건축물에 산다는 이유로 냉방과 시설 개선 등 별도의 공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꿀벌마을은 1980년대 강남권 개발 과정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모여 형성한 무허가 판자촌이다. 2022년 전국 판잣집·비닐하우스 거주 가구는 1만132가구로 집계됐으며, 20년 이상 거주한 비율이 27.4%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현행법상 주택으로 인정되지 않는 곳이 많아 지자체도 화재 등 사고가 접수되기 전에는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별도 지원책도 논의하지 않는 실정이다.
화재 위험은 이미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월 꿀벌마을에서는 비닐하우스 21개 동, 56가구가 불탔지만 별다른 복구 지원이 없었다.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청계산 주변에서는 주거용·화훼용 비닐하우스 6개 동이 타 2명이 화상을 입었고, 지난 6월 경기 시흥에서는 60대 남성이 숨졌다. 올해 1~7월 전국 비닐하우스 화재는 753건으로 사망 3명, 부상 28명을 냈다. 실제 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감지기와 소화기를 보급하고 폭염 쉼터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