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일상이 된 한반도…기록 경신과 특보 개편의 의미
핵심 요약
경남 양산이 41.4도로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하며 폭염이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올해 열대야일수는 역대 1위, 7월 평균 일최고기온은 33.8도로 2018년 기록을 넘어섰다. 기상청은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를 신설하는 등 특보 체계를 개편했다.
경남 양산의 기온이 지난달 31일 오후 41.4도까지 오르며 1973년 공식 관측 이래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8년 8월 1일 홍천의 41.0도였는데, 이번에 양산이 이를 넘어선 것이다. 양산은 전날에도 40.3도를 기록하는 등 사흘 넘게 극한 폭염이 이어졌고, 기상청은 낮 기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관측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올해 여름 더위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역대급 수준을 보이고 있다. 6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8.8일로 역대 5위, 열대야일수는 9.0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 일최고기온은 33.8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으며, 이는 '역대급 폭염'으로 불렸던 2018년 7월의 33.1도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밤사이 기온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같은 기간 밤최저기온 평균은 20.6도, 일최저기온 평균은 20.3도로 각각 역대 5위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폭염이 단순한 체감 문제가 아니라 기후 변화로 인한 '뉴노멀'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폭염 특이기상연구센터장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최근 5~6년간 해양에서 관측 사상 최고 수준의 고수온이 나타나고 있고, 올해는 엘니뇨 영향까지 더해져 기온 상승의 '가속 구간'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장은철 공주대 교수는 수치모델의 격자 구조상 한 지점에서 튀는 극한값을 잡아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10년(2016~2025년)은 과거 10년(1973~1982년)보다 폭염일수가 2.2배, 열대야일수가 3.0배 증가했고, 폭염 시작일은 10~30일가량 빨라지고 열대야 종료일은 10~20일 늦어지는 추세가 확인됐다.
기상청은 이런 변화에 대응해 18년 만에 폭염특보 체계를 개편했다. 새로 도입된 폭염중대경보는 체감온도 38도 또는 기온 39도 이상이 하루만 예상돼도 발령되며, '중단-이동-확인' 3단계 행동요령이 권고된다. 열대야주의보도 신설돼 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이 하루만 예상되면 발표된다. 특보구역도 183개에서 235개로 세분화해 지역별 체감온도 차이를 반영하도록 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올해 더위가 지난해와 다르게 '뜨겁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으며, 대학생 이나경씨는 낮 시간대를 피해 저녁에 친구들을 만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