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신선식품 부담 가중…시장·가계 동시 압박
핵심 요약
폭염으로 신선식품 폐기가 늘고 원가와 판매가격 사이에서 전통시장 상인의 부담이 커졌다. 소비자는 과일·채소와 생선 가격 상승을 체감하며 구매량과 식사 방식을 조정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산지 다변화와 스마트팜·계약재배 물량 확보로 공급 안정에 나섰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오른 4일 오전, 종로구 광장시장은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과일·채소 상인들은 원가 상승과 폐기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신선식품이 빠르게 상하는 탓에 판매량을 예측해 물건을 적게 들여놓고, 상태가 나빠진 상품은 즉시 버려야 했다. 도매가격이 올라도 손님 부담을 고려해 판매가에는 곧바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과일주스를 파는 60대 김모 씨는 진열대에 갓 만든 제품을 서너 개만 내놓고 과일 상태를 수시로 점검했다. 수박은 오래 두면 물이 생기고 맛이 변해 관리가 특히 까다로웠다. 채소 가게들은 바구니마다 얼린 페트병을 넣었지만 더위 속에서 얼음과 채소의 생기가 빠르게 사라졌다. 3대째 60년 넘게 가게를 운영한 정모(65) 씨는 입고량을 과거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고, 4000원을 받아야 할 상품도 3000원에 팔고 있었다. 쪽파와 오이는 쉽게 누렇게 변해 손실 위험이 컸다.
소비자도 높아진 장바구니 물가를 체감했다. 롯데백화점 노원점 식품관을 찾은 70대 주부 김모 씨는 과일과 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어려워 비싸더라도 필요한 만큼 수시로 구매하고 있었다. 강보석(60) 씨는 과일·채소뿐 아니라 생선 가격까지 전반적으로 올랐고, 몇 가지 품목만 사도 4만~5만원이 넘어 직접 요리하는 대신 외식과 반찬가게 이용을 늘렸다.
유통업계는 장기 폭염에 대응해 산지를 넓히고 스마트팜 생산분과 계약재배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날 문을 연 롯데백화점 노원점 식품관은 지역 상권을 고려해 마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낮추고 있다. 7월 농축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0.5% 올랐으며, 농산물은 2.2% 내리고 축산물은 4.4% 상승했다. 전체 농산물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폭염이 계속되면 여름 과채류를 중심으로 하루 단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현장의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