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번진 녹조, 생태계·지역경제 위협
핵심 요약
폭염과 강한 햇빛, 느려진 물살이 남조류 번식을 촉진해 여러 강과 호수에 녹조가 확산했다. 녹조는 수중 식물의 성장을 막고 산소를 고갈시키며 일부 남조류는 인체와 동물에 해로운 독소를 만든다. 농어업과 공장 운영, 관광까지 피해가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 전반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8월 폭염이 이어지면서 강원도 소양호를 비롯해 한강과 낙동강, 울산 회야호의 물빛이 짙은 초록색으로 변했다. 수면에서는 독한 냄새가 나고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는 모습도 나타났다. 남조류가 대량 번식해 물 위를 뒤덮는 녹조 현상이 여러 강과 호수에서 동시에 확산한 것이다.
강과 호수에 사는 남조류는 햇빛으로 영양분을 만드는 미생물이며 평소에는 양이 적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장마철 논밭의 비료와 가축 분뇨에 든 영양분이 물로 흘러든 가운데 폭염으로 수온이 급격히 오르고 강한 햇빛까지 이어지면서 번식 조건이 갖춰졌다. 물이 증발하고 물살이 느려진 점도 남조류가 빠르게 불어나는 데 영향을 줬다.
남조류가 수면을 두껍게 덮으면 햇빛이 물속 깊이 닿지 않아 강바닥의 식물이 자라기 어려워진다. 남조류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산소를 많이 소비하면서 물고기와 조개도 호흡에 어려움을 겪고 집단 폐사할 수 있다. 일부 남조류는 사람과 동물의 건강을 해치는 독소까지 만들어 소양호와 대청호처럼 시민의 먹는 물을 공급하는 호수의 정수 부담을 키운다.
피해는 수질과 생태계에 그치지 않는다. 농민은 깨끗한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어민은 물고기와 조개의 폐사로 수확량과 수입이 줄어든다. 물을 많이 쓰는 공장은 용수 정화 비용이 늘고 심하면 생산 공정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악취와 훼손된 경관으로 관광객까지 감소하면 녹조의 충격은 농어민과 기업을 넘어 지역 경제 전반으로 번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