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반바지 출근 확산…남성복 시장도 들썩
핵심 요약
폭염과 복장 자율화가 맞물리며 남성 직장인의 반바지 출근이 확산하고 있다. 버뮤다 바지를 중심으로 검색량과 주요 브랜드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패션업계는 격식과 활동성을 갖춘 긴 기장의 반바지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남성 직장인의 여름 출근복이 긴 바지에서 단정한 반바지로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무릎까지 오는 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하며, 복장 제한이 없는 같은 사무실에서도 비슷한 차림의 직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셔츠나 재킷에 반바지를 조합하는 방식이 확산하면서 주말용으로 여겨졌던 반바지가 업무용 선택지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수요 변화는 판매 지표에서도 드러났다. LF몰의 7월 ‘남자 반바지’ 검색량은 전달보다 약 30% 늘었다. 마에스트로의 같은 달 반바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했으며, 올해 상품 종류도 전년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출퇴근용으로 반응이 좋은 제품은 버뮤다 형태의 ‘다잉 하프 팬츠’다. 헤지스는 일반적인 5~7인치 제품보다 길이가 여유로운 버뮤다 바지를 강화했고, 구매자의 절반을 30·40대가 차지했다. 검정 제품은 완판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반바지 판매도 늘었다. 빈폴멘 ‘젠틀테크’ 시리즈는 가볍고 청량한 소재와 셋업 구성을 내세워 4월 출시 후 현재까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에잇세컨즈 ‘시어서커 밴딩 쇼츠’의 7월 매출도 전년 대비 약 40% 증가했다. 무신사에서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버뮤다 바지가 흐름을 이끌고 있으며, 최근 한 달 남성 판매 1위인 난데의 ‘버뮤다 스웨트 팬츠’는 누적 약 2만 개가 팔렸다.
기업의 복장 자율화도 반바지 출근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부서별 차이는 있지만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남성 직원의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고, LG전자는 2018년, 현대자동차는 2019년에 각각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LF와 삼성물산 패션부문, 무신사 역시 자유로운 복장 문화를 운영한다. 출근복과 일상복의 경계를 낮춘 ‘워크레저’, 격식과 활동성을 함께 갖춘 ‘시티웨어’가 퍼지면서 짧지 않고 지나치게 캐주얼하지 않은 반바지가 출근과 휴양지에서 두루 활용되는 여름 핵심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