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농축산·외식업 전력비 부담 가중
핵심 요약
폭염 장기화로 농축산업과 음식점의 냉방·환기 비용이 급증했다. 농가는 생산성 저하까지 겹쳤고 외식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가격 인상 압력을 우려한다. 정부의 긴급 급수·살수 지원과 함께 기후 적응형 고효율 시설 투자가 요구된다.
장기간 이어진 폭염으로 농축산업과 외식업 현장의 냉방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시설원예 농가는 비닐하우스와 유리온실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환기팬, 차광시설, 안개분무장치와 양액 냉각기를 장시간 가동한다. 작물 뿌리에 공급되는 물과 영양액을 식히는 양액 냉각기도 폭염이 길어질수록 가동시간이 늘어난다. 정부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긴급 급수와 살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고온에 취약한 돼지와 닭을 키우는 축산농가는 송풍기와 환풍기, 쿨링패드 등을 사실상 종일 돌리고 있다. 냉방을 줄이면 사료 섭취량과 증체율, 산란율이 떨어지고 심한 경우 폐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의 한 축산농가에서는 월 전기요금이 269만원에서 770만원으로 약 2.9배 뛰었으며, 양돈농가에서도 평소보다 냉방비가 크게 증가한 사례가 이어졌다.
폭염은 전력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생산량도 떨어뜨리고 있다. 시설원예 작물은 고온이 지속되면 생육과 수정률이 낮아지고 상품성이 저하될 수 있으며, 가축의 생산성 하락은 출하량 감소로 이어진다. 음식점 역시 주방 열기를 낮추는 에어컨과 환기시설, 24시간 가동하는 냉장·냉동고의 전력 사용을 줄이기 어렵다. 냉방을 축소하면 종사자 안전과 손님 불편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은 지난달 전기요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고, 중구의 다른 음식점도 재료비와 인건비 상승에 냉방비까지 겹쳐 다른 지출을 줄이고 있다. 외식업계는 비용을 당장 메뉴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지만 폭염이 길어지면 수익성 악화와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태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단기 비용 지원과 함께 스마트팜, 고효율 냉방·환기시설 등 기후 적응형 기술의 보급 확대와 농가의 기술 수용성을 높이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