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가뭄 덮친 유럽, 성장률 1%p 증발 위기
핵심 요약
유럽의 장기 폭염으로 EU GDP가 1% 감소하고 약 294조8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노동 생산성과 농업 생산이 위축되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과 물류 비용 상승도 예상된다. 극심한 가뭄으로 라인강을 비롯한 주요 하천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산업과 교역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초여름부터 이어진 폭염이 올해 유럽연합(EU) 국내총생산(GDP)을 1%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네덜란드 은행 트리오도스가 산정한 경제적 손실은 1천800억 유로, 약 294조8천억 원이다. 현실화하면 EU 집행위원회가 예상한 올해 성장률 1.1%의 대부분이 사라지는 규모다.
노동 생산성 저하만으로도 EU 회원국 GDP가 0.6% 감소하고 농업 생산량은 3∼7%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식료품 가격과 전기요금 상승, 전력 생산 감소, 도로·철도·내륙 수운 차질도 손실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프랑스는 더위로 GDP가 1.4% 감소해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 0.6%로 내려갈 가능성이 제시됐다. 지난 6월 2주간 폭염만으로 유럽 GDP가 0.3% 감소했다는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분석도 나왔다.
가뭄은 유럽 물류의 핵심 축인 라인강 운항까지 위협하고 있다. 독일 내륙 수운의 약 80%를 담당하는 라인강은 카우프 수위 측정소에서 처음으로 한 자릿수 수위가 기록될 가능성이 커졌다. 옌스 슈바넨 독일내륙수운협회 회장은 이 경우 강 전 구간 운행이 불가능해져 수운망이 두 구간으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코블렌츠와 마인츠 사이의 카우프는 원래 수심이 얕은 대표적 병목 구간이다.
운항이 끊기면 루트비히스하펜 등 상류 공업지역과 무역의 약 10%를 라인강 수운에 의존하는 스위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화물차나 열차로 옮겨 싣는 비용이 크고 대형 기계와 화학물질은 도로 운송도 제한된다. 지난달 라인강의 85%, 템스강의 95%, 다뉴브강의 3분의 2 구간에서 유량이 관측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본토의 95%와 스위스의 99%에서 가뭄이 확인됐으며, 헝가리·슬로베니아·오스트리아도 7월 기준 역대 가장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프랑스의 지난달 강수량은 평년보다 약 70% 적어 역대 세 번째로 건조했고 국토 약 70%에 물 사용 제한이 내려졌다. 잉글랜드도 지역의 71.3%가 가뭄 상태에 놓이면서 주민 약 2천700만 명의 물 사용이 제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