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버스 주택 풍자에 드러난 청년 주거 불안
핵심 요약
폐버스 청년주택 제안이 고가 아파트 이름을 비튼 온라인 풍자로 확산했다. 황희 의원은 게시물을 삭제하고 지난 10일 사과했으며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은 임시 거처보다 퇴거 불안을 낮추는 실질적 주거 지원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드러냈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폐기 버스를 대학가 청년의 단기 주거 공간으로 개조하자고 제안한 뒤 온라인에서 비판과 풍자가 확산했다. 지난 주말에는 ‘한남 더 휠’, ‘반포터 자이’, ‘래미안 버스티지’처럼 고가 아파트 이름을 비튼 표현이 등장했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폐버스 청년주택 가상 브이로그와 버스를 고층으로 쌓은 이미지도 잇따라 공유됐다.
황 의원은 지난 7일 버스 하우스 구상을 공개했으나 비판이 커지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민주당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아이디어 검토 차원의 제안이었다며 청년들에게 상처를 입힌 점을 인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사부터 폐버스로 옮기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황 의원은 당초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취소한 뒤 지난 10일 이유를 막론하고 사과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임시 주거 아이디어 하나를 둘러싼 반발을 넘어 청년층에 쌓인 주거·자산 불안을 드러냈다. 집값과 주거비 부담 속에서 외곽이나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으로 밀려나는 청년들에게 폐버스는 선택 가능한 보금자리보다 강요된 공간으로 받아들여졌다. 최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혜택을 줄이는 세제 개편안까지 나오면서 ISA를 자산 증식 수단으로 활용해 온 청년층의 혼란도 커진 상황이다.
정치권이 다뤄야 할 핵심은 청년에게 임시로 머물 장소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밀려날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주거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는 전월세 보증금 지원처럼 주거 안정과 직접 연결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집은 먹고 자는 공간인 동시에 온전한 휴식과 자산 형성의 기반인 만큼, 정책을 내놓기 전에 청년이 어떤 집에서 살기를 원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