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어둠의 공주' 통해 기업서 1조원 모금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 메러디스 오루크를 통해 기업들로부터 8억달러(약 1조1500억원) 이상을 모금했다. 오루크는 '어둠의 공주'로 불리며 매일 밤 모금 실적을 보고하고, 기업에 거액 기부를 압박했다. 기부 기업들은 FDA 전자담배 승인, 국방부 미사일 계약 등 혜택을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이후 기업들로부터 1조원이 넘는 거액을 모금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측근의 실체가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8억달러(약 1조1500억원) 이상을 모금했으며, 그 중심에 플로리다 출신 정치자금 전문가 메러디스 오루크가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루크를 '어둠의 공주'라고 부르며 매일 밤 직접 모금 실적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루크는 2016년과 2020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 참여했고, 2024년 대선 때는 전체 정치자금 모금을 총괄했다. 승리 후에도 모금을 계속했으며, 마러라고 클럽 밖에 수표를 내기 위해 줄 선 기부자와 기업들을 본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모금을 지시했다는 게 보좌관들의 전언이다. 오루크는 연방 공무원은 아니지만 대통령의 기업 경영진 회의에 참석하고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동하며,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사진을 자주 올리고 그를 '멘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매일 밤 오루크와 통화하며 기부자별 수표 발행 여부와 금액을 확인하고, 특정 기업에 50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까지 요구하도록 지시했다. 오루크는 기업과의 통화에서 "이 일은 대통령께 매우 중요하다"며 압박하고, 어떤 경우에는 "보스가 이 돈을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루크가 기부자에게 '킬러'처럼 대한다는 이유로 그녀를 '어둠의 공주'라고 부른다고 WSJ은 전했다.
기업들은 기부의 대가로 혜택을 받는 정황이 포착됐다. 담배업계 경영진은 트럼프 골프클럽에서 만난 뒤 수백만 달러를 기부했고, 이후 FDA는 과일 향 전자담배를 승인했으며 반대해온 국장은 사임했다. 록히드 마틴은 1천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뒤 미 국방부와 최대 350억 달러 규모의 미사일 계약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제한 모금은 백악관 연회장, 트럼프 도서관, 비영리 단체를 위한 대통령 모금을 금지하는 법이 없기 때문에 가능하다. 대변인은 이 자금을 공화당 중간선거 대승과 정치 기반 구축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기존 모금 패러다임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