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미 대사, 6700억원 요트 타고 이탈리아 해안 순회 논란
핵심 요약
트럼프 측근인 틸만 퍼티타 미 대사가 6700억원 상당의 요트로 이탈리아 해안 도시를 순회하며 외교 활동을 펼쳐 논란. 이탈리아 측은 경호 비용 부담을 우려하며 '외교적 휴가'라고 비판. 퍼티타는 자비 부담을 강조하지만, 트럼프-멜로니 갈등 속 중재자 역할도 수행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란 전쟁 문제로 공개 충돌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억만장자 사업가인 틸만 퍼티타 이탈리아 주재 미국 대사가 자신의 초호화 요트를 타고 두 달째 이탈리아 해안 도시를 순회하며 '외교 활동'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퍼티타 대사는 4억5000만 달러(약 6700억원) 상당의 요트 '보드워크' 호를 이용해 팔레르모, 베네치아, 제노바 등 10여 개 도시를 방문했다.
길이 120m, 7층 규모의 이 요트에는 수영장, 온수 욕조, 스파, 영화관, 골프 퍼팅장 등이 갖춰져 있으며, 퍼티타가 소유한 6번째 요트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하고 양국 관계를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이탈리아 정치인, 기업인, 군 관계자 등을 요트 안으로 초대했다. 퍼티타는 현지 언론에 "이런 배에 타볼 기회가 얼마나 있겠나"라며 이탈리아에 미국 상류층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외교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미 대사관은 순회 비용을 퍼티타가 자비로 부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탈리아 녹색좌파연합 소속 루아나 자넬라 의원은 퍼티타의 요트 순회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에 경호 비용을 전가하는 '외교적 휴가'라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선박과 헬리콥터 등이 퍼티타의 요트를 경호하기 위해 동원됐으며, 순회 도중 방문 도시가 바뀌어 경호 체계가 급히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엔나 협약에 따라 이탈리아는 자국 주재 외국 대사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지만, 경호 비용 내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베네치아에서는 수백 명 규모의 시위가 열렸으며, 현지 활동가 스텔라 페이는 "외교 방식치고 매우 기이하다"며 "트럼프가 정치 권력과 경제 권력을 결합하려는 정치 모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퍼티타의 순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 사이가 냉랭해진 이후 이뤄졌다. 두 정상은 한때 '절친'으로 통했지만, 트럼프가 지난 4월 교황 레오 14세를 비난하자 멜로니가 공개 반발하면서 관계가 악화됐다. 이탈리아가 이란 전쟁에서 미군 지원을 거부한 점도 갈등을 키웠다. 퍼티타는 두 정상의 관계가 자신의 외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안토니오 타자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퍼티타가 멜로니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직업 외교관이 아닌 퍼티타는 호텔·카지노 기업 랜드리스의 소유주이자 NBA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로, 자산이 111억 달러(약 16조50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