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어둠의 공주' 오루크 통해 기업 상대 8억 달러 모금
핵심 요약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이후 기업들로부터 8억 달러 이상을 모금했다. 모금은 '어둠의 공주'로 불리는 메러디스 오루크가 총괄하며, 기부 대가로 정책 혜택이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대통령 모금을 규제할 법이 없고 정보 공개도 미흡해 논란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이후 기업들을 상대로 총 8억 달러(약 1조1천500억 원) 이상의 기부금을 모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모금 작업은 플로리다주에서 잘 알려진 모금 전문가 메러디스 오루크가 총괄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를 '어둠의 공주'라고 부르며 백악관에서 매일 밤 통화로 상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루크는 2016년과 2020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 참여했고, 2024년 대선 때는 전체 정치자금 모금을 총괄했다. 대선 승리 후에도 모금을 계속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클럽 밖에 수표를 내기 위해 줄 선 기부자들을 보고 즉시 모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루크는 연방 공무원은 아니지만 백악관에서 자주 트럼프 곁에 있고,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이동하며, 기업 경영진과의 회의에도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부자별로 500만 달러에서 5천만 달러까지 금액을 지정하며 요구하고, 오루크는 기업에 전화해 "대통령께서 지시했다"며 압박하고, 어떤 경우에는 트럼프를 '보스'로 지칭하며 "보스가 이 돈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부 사례를 보면 소프트뱅크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건립에 5천만 달러를 냈고, 백악관 연회장 프로젝트에는 애플 2천5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1천만 달러, 아마존 500만 달러 등이 기부됐다. 메타는 트럼프 지지 정치위원회에 1천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했으며, 이는 이전 기부금에 더해진 것이다. 기업들은 기부의 대가로 혜택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트럼프 골프클럽에서 만난 담배업계 경영진이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뒤 FDA가 과일 향 전자담배를 승인했고, 반대해온 FDA 국장이 사임했다. 록히드 마틴은 1천만 달러 이상을 기부한 후 미 국방부와 최대 350억 달러 규모의 미사일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같은 대규모 모금이 가능한 것은 백악관 연회장, 트럼프 도서관, 비영리 단체를 위한 대통령의 무제한 모금을 금지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기부는 기부자 정보 공개가 의무화되지 않았고 지출 내역 보고서 공개도 드물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루크의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성공적 모금가"라며 모금액을 공화당 중간선거 대승과 정치 기반 구축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이스대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트럼프가 기존 모금 패러다임을 산산조각 내고 있다"며 과거 클린턴 행정부의 '링컨 침실' 논란과 비교해 "완전히 다른 도매 자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