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투자 전환 가속…독립 수탁체계 과제로
핵심 요약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501조4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수익률은 2~3%대에 머물고 있다. 기금형 제도의 정착을 위해 사전 인가제와 독립 수탁체계, 비교 공시 기반이 요구된다. 보험업계는 실적배당형 운용과 대체투자 역량을 높여 증권업권과의 성장 격차에 대응해야 한다.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2020년 255조5000억원에서 2025년 말 501조400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투자 중심의 시장 재편에 맞춘 제도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집중된 운용 구조로 수익률은 2~3%대에 머물러 있다. 향후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준비하려면 수탁법인 사전 인가와 독립적 지배구조 등 가입자 보호장치를 먼저 갖춰야 한다는 진단이다.
적립금 증가세는 증권업권에서 두드러지는 반면 보험업권의 실적배당형 적립금 확대 속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ETF와 펀드 운용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증권사로 자금 이동이 늘면서 업권별 성장 격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보험사는 기금형 제도를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활용하기 위해 실적배당형 운용 능력과 대체투자 경쟁력을 높이고, 그룹 차원의 전문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영국에서는 마스터트러스트를 중심으로 DC 시장이 재편되며 공공·비영리 기금과 민간 금융기관이 경쟁하는 기금형 모델이 자리 잡았다. 보험회사 계열 사업자도 대형화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사전 인가제와 총수수료 상한, 후원기관에서 분리된 독립 수탁법인, 다층 감독체계가 성장 기반으로 작용했으며 최근에는 기금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운용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호주는 퇴직연금 의무화와 기금형 도입을 함께 추진했지만 금융기관형 기금의 경쟁력이 약해졌다. 금융그룹 중심의 수직계열화가 높은 수수료와 모회사 중심 지배구조를 낳았고, 이해 상충 관리 부족은 가입자 이탈과 규모의 경제 약화로 이어졌다. 국내 시장은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수탁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성과·수수료 비교 공시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대체투자와 저비용 운용 역량 및 특별계정·신탁업 구조 개편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