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정보 유출 면책 조항 손질
핵심 요약
통신 3사가 개인정보 유출 책임을 이용자에게 넘기던 불공정 약관을 수정했다. 회사에 고의나 과실이 있으면 배상하고, 불가항력 상황에서도 구체적인 책임을 따지도록 했다. LG유플러스의 도용 면책 범위와 KT의 무응답 동의 간주 조항도 개선됐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정보 유출과 손해배상 책임을 이용자에게 돌리던 서비스 이용약관을 수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통신 3사의 약관을 심사한 결과, 비밀번호 없이 접속할 수 있는 와이파이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돼도 회사 책임을 면제한 조항 등에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다수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통신사의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려는 조치다.
통신 3사는 비밀번호가 설정되지 않은 와이파이 접속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 유출에 책임을 지지 않는 규정을 운영했다. 일부 사업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등 사설 전화교환기를 통한 유출도 면책 대상으로 뒀다. 공정위는 고객 보안을 확보할 의무가 있는 통신사가 개인정보 침해 책임을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넘긴다고 판단했다. 3사는 약관에 ‘회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라는 기준을 넣고, 회사에 귀책사유가 있으면 손해를 배상하도록 바꿨다.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으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경우 회사의 배상 책임을 전면 면제하던 조항도 개정됐다. 통신 3사는 무조건적인 면책 대신 손해배상 책임을 감면할 수 있도록 표현을 변경해 구체적인 사정을 따져 책임 범위를 정하게 했다. LG유플러스는 ID와 비밀번호가 제3자에게 도용됐을 때 회사에 중대한 과실이 있어야만 책임지던 규정을 고쳐, 중과실뿐 아니라 회사의 고의 또는 일반적인 과실이 있는 경우에도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KT는 고객의 침묵을 동의로 취급하던 조항을 손질했다. 기존에는 약관 개정이나 계약 해지 때 이용자가 명확히 거부하지 않으면 회사 변경안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했다. 공정위는 무응답을 동의로 임의 추정하는 조항이 약관법상 무효라고 판단했다. KT는 약관을 바꿀 때 동의 간주 사실을 고객에게 사전에 개별 고지하고, 계약 해지에는 미리 동의한 고객에게만 해당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통신사의 보안·개인정보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생활 밀접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계속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