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세계화 이끈 오쿠다 히로시 별세
핵심 요약
오쿠다 히로시 전 토요타자동차 사장이 8일 93세로 별세했다. 그는 프리우스와 비츠를 앞세워 토요타의 세계화와 경영 혁신을 이끌었다. 게이단렌 초대 회장으로 구조개혁과 인구 감소 대응책도 적극 제시했다.
토요타자동차의 체질 개선과 세계 시장 확대를 이끈 오쿠다 히로시 전 사장이 8일 93세로 별세했다. 1955년 토요타에 입사한 그는 동남아시아로 좌천성 인사를 받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1995년 사장에 올랐다. 1982년 토요타자동차판매와 토요타자동차공업의 합병으로 현재 회사가 출범한 뒤 창업자 가문 밖에서 배출된 첫 사장이었다.
오쿠다는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 공장을 적극적으로 세우고 환경기술 개발과 주주 중시 경영을 추진했다. 이 시기에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와 젊은층을 겨냥한 소형차 비츠가 탄생했다. 1997년 출시된 프리우스는 2022년 9월까지 약 505만대가 팔렸고, 해외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차종 비츠는 2023년까지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넘어섰다.
당시 토요타는 본거지인 미카와 지역에 머물며 외부와의 교류에 소극적이라는 뜻에서 ‘미카와 먼로주의’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쿠다는 토요타의 변화가 일본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자부심을 내세우며 매너리즘에 빠진 조직문화를 흔들었다. 세계 판매가 빠르게 늘자 그의 발언과 행보는 미국 자동차업계의 주요 관심사가 됐고, 미·일 자동차 협의 과정에서는 그를 상대로 한 도청 문제까지 드러났다.
오쿠다는 경제계와 정책 현장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했다. 2002년 게이단렌과 닛케이렌의 통합으로 출범한 새 게이단렌의 초대 회장을 맡았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와의 인맥을 바탕으로 경제재정자문회의 민간위원으로 활동했다. 일본을 한 바퀴 뒤처진 주자에 비유하며 구조개혁 지연과 디플레이션을 비판했고, 회장 재임 4년 동안 약 200건의 제언을 정리했다. 2003년 장기 비전에는 인구 감소를 전망한 소비세율 인상과 외국인 노동력 수용 방안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