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심광장 절도 피해로 본 수사 공백
핵심 요약
이스탄불 탁심광장 카페에서 여권과 신분증 등이 든 배낭을 도난당했다. 현장 경찰은 진술과 조서를 받지 않았고, 소액 절도는 인력 부족 속에서 우선순위가 밀렸다. 한국에서도 민생 사건의 수사 공백을 막을 절차와 처리 역량이 중요하다는 문제를 남겼다.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 탁심광장의 한 카페에서 자리에 둔 배낭이 10분도 되지 않아 사라졌다. 가방에는 여권과 여러 장의 신용카드, 재발급에 수주일이 필요한 외국인 신분증이 든 지갑이 들어 있었다. 카페 직원의 도움으로 사복 경찰이 현장에 왔지만, 피해자 진술이나 조서를 받지 않은 채 돌아간 뒤 별도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현장 경찰은 이미 추적하던 상습범이라며 이틀 안에 붙잡아 연락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피해자는 범인의 인상착의를 떠올리며 수시간 동안 광장을 직접 살폈다. 이후 영사관의 도움으로 찾아간 현지 경찰서는 이른 시간부터 분주했고, 피해액이 약 50만원인 절도 사건이 우선 처리되기 어려운 상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길에서 만난 기동대원은 인력 부족으로 소액 사건까지 세밀하게 다루기 어렵고 개인이 소지품을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튀르키예는 인구 대비 경찰 수가 한국의 약 두 배지만 현장에서는 민생 사건 처리에 한계가 드러났다. 반면 한국은 촘촘한 폐쇄회로(CC)TV와 치안 기반뿐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면 검거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고, 경찰 수사 뒤 검찰이 증거를 다시 살피는 절차도 안전망으로 기능해 왔다.
검찰 수사권이 축소된 뒤 경찰의 최종 판단 비중이 커지면 수사 인력과 사건 처리 속도가 피해 구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을 때 언론에 알리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피해자에게 절실한 50만원 규모의 사건을 모두 공론화하기는 어렵다. 이번 피해 이후 가방과 휴대전화를 몸에서 떼어놓지 않는 습관이 생겼고, 일상적인 소지품 관리 방식까지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