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비, 아시아 동맹에 방위 역량 확대 요구
핵심 요약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이 미국을 배제한 중견국 연대 구상의 실효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미국의 아시아 관여는 후퇴가 아니라 중국 대응을 중심에 둔 전략적 재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동맹국에는 방위비 증액과 군수산업 확충, 제1도련선의 실질적 대비 태세 강화를 요구했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이 미국을 제외한 중견국 연대론을 실효성 없는 구상으로 규정하고, 아시아 동맹국에 방위비와 군사적 역할 확대를 요구했다.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콜비 차관은 10일 현지시각 첫 방문지인 필리핀 마닐라 스트랫베이스연구소 연설에서 미국을 대체하려는 연대는 선언과 국제회의에 머물 뿐이며, 억제력은 배치된 군사력과 이를 사용할 정치적 의지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콜비 차관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후퇴하거나 고립주의로 돌아선다는 평가를 부인하며 인도·태평양 관여를 우선순위에 맞춘 전략적 재조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목표는 역내에서 유리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며, 일본·대만·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잇는 가상의 해안 방어선인 제1도련선을 따라 거부 기반 억지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쇠퇴론에도 선을 그으며 아시아가 최우선 지역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견국 연대 구상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시했다. 미국을 비롯한 초강대국의 일방적 압박과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캐나다와 오스트레일리아, 유럽 등이 전략적 자율성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회의적인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서 관심을 모았다. 중국 대응을 미국 대외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보는 콜비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외교정책 실무를 관장하고 있다.
콜비 차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기조를 유연한 현실주의와 상식적 외교정책으로 규정하고, 미국의 보호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관계가 아닌 상호 책임과 자체 방위 역량을 갖춘 협력관계를 요구했다. 2025년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나토가 국방·안보 관련 지출 목표를 국내총생산 대비 2%에서 5%로 높인 사례를 거론하며 아시아 동맹·우방국에도 국방예산 증액과 군수산업 기반 확충을 촉구했다. 향후 성과는 합의문이나 공동선언보다 제1도련선의 탄약 비축 등 군사 대비 태세로 판단하겠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이번 연설은 이란 전쟁에 따른 미국의 무기 소진으로 아시아 군사태세가 약화했다는 지적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