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우경화 이끌 새 대통령, 칼리서 취임
핵심 요약
데 라 에스프리에야가 무장단체에 대한 강경 노선을 앞세워 칼리에서 대통령에 취임한다. 그는 협상 중심의 평화정책을 폐기하고 역내 보수 정부와 안보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페트로 진영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칼리와 주요 도시에서 취임 반대 시위가 예상된다.
콜롬비아의 보수 성향 정치 신인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48)가 8일 남서부 칼리에서 대통령에 취임한다. 수도 보고타가 아닌 무장단체 활동이 거센 지역에서 의식을 여는 것은 불법 무장세력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선택이다. 의회가 참석하는 취임식은 삼엄한 경비 속에 대학 강당에서 진행된다.
변호사와 사업가로 모은 재산을 선거운동에 투입한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공직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로 출마해 6월 21일 결선에서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우군인 이반 세페다 상원의원을 근소한 차로 꺾었다. 취임식에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와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에콰도르의 다니엘 노보아, 칠레의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호랑이’를 자처하는 데 라 에스프리에야는 취임식 뒤 칼리의 군부대를 찾아 장병을 격려하고, 현지 무장세력에 투항하지 않으면 ‘군사 표적’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경고할 계획이다. 그는 무장단체와 협상해 온 페트로 정부의 평화정책이 실패했다고 판단했다. 마약 밀매와 불법 채굴을 둘러싸고 평화협정을 거부한 옛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잔당, 클란 델 골포, 민족해방군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콜롬비아와 미국 국적을 가진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으며, 지난 3월 정상회의에서 출범한 마약 대응 연합 ‘아메리카의 방패’를 통해 역내 보수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쿠바·니카라과와는 단교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 의혹을 제기한 페트로는 강경한 반대를 예고했지만, 국제 참관단과 콜롬비아 선거 당국은 해당 의혹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칼리와 보고타, 바랑키야에서는 취임에 맞춘 시위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