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사이드카 발동 43회…'시장 안전판' 효과 논란
핵심 요약
올해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이 43회로 사상 최다를 기록하며 시장 안전판 역할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알고리즘 매매 증가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과열된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과거 사이드카를 폐지했고, 홍콩은 제한적 거래 지속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올해 한국 증시에서 사이드카 발동 횟수가 사상 최다를 기록하면서 시장 안전판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에서 사이드카가 43회 발동됐는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6회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에서도 29회가 발동돼 올해 국내 증시 전체 사이드카 발동 횟수는 72회에 달한다. 과거에는 드물게 사용되던 비상 브레이크였지만, 최근 극심한 변동성이 반복되면서 사이드카가 일상적인 장치가 된 모습이다.
사이드카는 1996년 도입된 제도로, 선물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현물시장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설계됐다. 코스피에서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움직이고 그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발동되며, 코스닥에서는 코스닥150 선물이 6% 이상, 현물지수가 같은 방향으로 3% 이상 움직일 때 작동한다. 발동 시 관련 방향의 프로그램 매매 주문이 5분간 중단되지만, 개인투자자의 일반 주문과 선물 거래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뒤에도 손실 폭이 커져 결국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알고리즘 및 고빈도 매매의 성장으로 시장 구조가 변화했다고 지적한다. 사이드카 발동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동안 미체결 주문이 쌓이고, 거래 재개 시 주문이 폭주하며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5분간의 프로그램 매매 제한이 투자 심리나 시장의 근본적인 방향을 바꾸기 어렵고, 오히려 발동 기준에 가까워질수록 투자자들이 서둘러 주문을 내면서 기준 도달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사이드카 발동이 잦아져 과도한 가격 변동을 막는 안전장치로서의 효과가 약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매도세는 제도의 실패가 아니라 과열된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인 신세돈 교수는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오를 때는 아무도 말하지 않다가 내리니까 갑자기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며 "시장이 과열됐던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조정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988년 블랙먼데이 이후 사이드카를 도입했지만, 1999년 증권거래위원회가 거래 중단이 가격 발견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폐지했다. 홍콩은 주요 종목의 잠재 체결 가격이 5분 전 가격 대비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5분간 제한된 가격 범위 내에서 거래를 지속하는 변동성 통제 메커니즘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