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어머니와 찾은 극장, 좌석보다 놓친 소리
핵심 요약
칠순 어머니와 3년여 만에 영화관을 찾아 ‘오디세이’를 관람했다. 벽 쪽 통로 자리는 무릎과 화장실 이동에는 도움이 됐지만 큰 음향은 약해진 청력에 부담을 줬다. 다음 관람에서는 이동 동선뿐 아니라 작품의 음향과 장르까지 함께 살피기로 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혼자 지내는 칠순 어머니와 3년여 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함께 본 작품은 기원전 이야기를 다룬 영화 ‘오디세이’였다. 계모임과 악기 모임 등으로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어머니도 복잡한 예매와 작품 선택의 어려움 때문에 영화관에 갈 기회는 없었다. 한국에서 5일 개봉한 기대작이라는 설명에 어머니는 오랜만에 젊은이처럼 놀아보자며 외출에 나섰다.
한 시간만 앉아 있어도 무릎이 굳고 화장실을 자주 가는 어머니를 위해 화장실과 가까운 상영관의 벽 쪽 끝자리를 골랐다. 근처에 리클라이너관은 없었지만 이 자리는 중간에 두 차례 나갈 때 벽을 짚고 계단을 내려가기에 수월했다. 통로 쪽으로 수시로 다리를 뻗을 수도 있어 무릎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고령의 가족과 영화를 볼 때 이동 동선과 통로 접근성을 먼저 살펴야 하는 이유였다.
예상하지 못한 불편은 소리에서 생겼다. 청력이 떨어진 어머니는 괴물이 등장하는 장면과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귀를 막았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이 듣는 말을 놓쳐 답답해했지만, 영화관의 큰 음향과 자막이면 괜찮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감 나는 타악기 소리가 귀를 웅웅 울리게 했다. 큰 소리가 약해진 청력에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까지 미처 헤아리지 못한 선택이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왕과 왕비, 아들이 멋졌고 결말도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오디세우스와 배우 맷 데이먼의 이름을 한꺼번에 기억하지 못해 작품을 ‘어디 멧돼지’라고 부른 장면은 모녀에게 영화보다 선명한 웃음으로 남았다. 귀가한 뒤 원작과 영화의 차이를 들려주자 어머니는 학창 시절 딸의 이야기를 듣던 때처럼 추임새를 보탰다. 다음에는 잔잔한 드라마를 고르고, 더 늦기 전에 다시 함께 극장을 찾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