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기 대신 일상 택한 소비자, 무알코올 시장 키웠다
핵심 요약
MZ세대가 취기보다 분위기와 일상의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며 무·논알코올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시장은 2014년 약 81억원에서 2023년 600억원을 넘어 이달 현재 1000억원 규모를 바라보고 있다. 제품 기술은 고도화됐지만 무알코올과 논알코올을 명확히 구분하는 표시 체계 보완이 과제로 남았다.
회식 자리에서 ‘원샷’과 취기를 강조하던 음주 문화가 달라지면서 무알코올·논알코올 음료가 주류 시장의 핵심 상품군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대체재에 머물렀던 제품이 이제는 분위기를 즐기면서도 다음 날 일상을 유지하려는 소비자의 적극적인 선택지가 됐다. 특히 MZ세대는 취하는 경험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과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중시하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무알코올·논알코올 시장은 2014년 약 81억원에서 2023년 600억원을 넘어섰고, 이달 현재 1000억원 규모를 바라보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 등 국내 주류업체들은 무·논알코올 맥주와 저도주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핵심 브랜드에 관련 제품을 전면 배치하고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제품 경쟁력도 시장 초기와 달라졌다. 과거에는 탄산수에 맥주 향을 더한 듯한 밋밋한 맛 때문에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일반 맥주처럼 발효한 뒤 알코올만 정밀하게 추출·제거하는 여과 공법과 특수 효모 기술이 도입됐다. 이를 통해 맥주 특유의 풍미와 풍성한 거품을 구현하면서 일반 제품과의 맛 차이를 줄였고, 소비자가 취기 없이도 음용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넓혔다.
시장 확대와 함께 표시 기준을 둘러싼 혼선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현행법상 알코올 도수 1% 미만 제품은 음료로 분류되며, 알코올이 전혀 없는 0.00% 제품은 무알코올, 미량의 알코올이 든 1% 미만 제품은 논알코올로 구분된다. 임산부나 알코올 민감자가 명칭만 보고 제품을 선택하면 미량의 알코올을 섭취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직관적이고 표준화된 표기와 소비자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 취하지 않고도 어울리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지만, 적당한 취기 속 대화와 흥을 선호하는 수요 역시 음주 문화의 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