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담낭 절제 뒤 달라지는 소화와 면역 환경
핵심 요약
충수와 담낭은 절제 후에도 생명 유지가 가능하지만 각각 면역과 지방 소화에 관여한다. 충수 절제 뒤에는 장내 미생물 균형 변화가, 담낭 절제 뒤에는 소화불량이나 묽은 변이 나타날 수 있다. 질환은 적기에 수술하고 회복기에는 유산균·식이섬유 섭취와 저지방 식단 관리가 필요하다.
충수와 담낭은 제거해도 생명 유지에 큰 지장이 없지만, 각각 장내 면역과 지방 소화에 관여해 수술 뒤 몸의 적응과 관리가 필요하다. 급성 충수염이나 통증·염증을 동반한 담석증은 방치할 경우 복막염, 패혈증 등 중대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시기의 수술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복강경과 로봇 수술이 보편화하면서 절개 부위와 통증이 줄고 회복 기간도 단축됐다.
흔히 맹장 수술로 불리는 치료는 대장 입구 끝에 붙은 길이 약 6∼9㎝의 충수돌기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충수 조직에는 면역세포가 모여 있어 면역글로불린(IgA) 같은 물질을 분비하고 유해균의 침입을 막는다. 심한 장염이나 설사로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무너지면 내부에 보존된 유익균을 내보내 복구를 돕는 기능도 한다. 절제 뒤 대장 전체의 면역 기능은 유지되지만 초기에는 배변 습관 변화나 장 불편감이 생길 수 있어 유산균과 식이섬유 섭취가 권장된다.
우측 상복부에 있는 담낭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을 저장하고 최대 10배까지 농축한 뒤 음식 섭취 시 십이지장으로 내보내 지방 소화를 돕는다. 담낭을 제거해도 간은 계속 담즙을 생산하지만, 필요할 때 농축된 담즙을 한꺼번에 공급하는 기능은 사라진다. 이후 옅은 담즙이 장으로 계속 흐르면서 수술 초기 3∼6개월 동안 튀김이나 삼겹살 등 고지방 음식 섭취 후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고, 장 자극으로 묽은 변이나 지방변을 보는 담낭절제 후 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충수염 환자는 국내에서 해마다 12만명 이상 발생한다. 담낭염의 주요 원인인 담석증 환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2018년 약 19만3000명에서 2023년 약 27만2000명으로 5년 사이 40% 넘게 증가했다. 흔한 수술이라는 이유로 두 장기의 기능을 가볍게 볼 수는 없다. 특히 담낭 절제 후 최소 3∼6개월은 고지방 식단을 피하고 소화가 쉬운 담백한 음식을 적은 양으로 나눠 먹으며 변화한 소화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