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한국, 자본주의 망각…성장 돕는 제도로 회귀해야"
핵심 요약
최태원 회장이 한국의 제도가 기업 성장을 돕지 못한다고 비판하며 자본주의 회귀를 촉구했다.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에 대해 이해관계자 행복을 해치면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요 급증 전망과 함께 경제 단체 활동을 마무리할 뜻을 시사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제도와 정책이 기업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이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두 축으로 운영되지만 자본주의를 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 성장이 멈추면 민주주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과거 고성장 시대의 제도를 그대로 갖고 있다"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성장을 돕는 제도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수출 증가 시 이자 감면과 보조금 등 인센티브가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지고 부담만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출을 1년 만에 2배로 늘리고 고용을 늘려도 상을 주지 않는다"며 "인센티브가 있어야 기업이 성장하는데, 현재 제도는 '작은 기업은 무조건 지원', '부자이므로 증세'라는 틀에 갇혀 있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누구도 이렇게 돈을 벌 줄 몰랐을 것"이라며 지급액 상한이 없는 영업이익 10% 성과급 제도가 예상치 못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SK의 경영 이념에는 '회사의 목적은 구성원의 행복'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해친다면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성원의 행복이 스테이크홀더의 행복을 깬다면 손대고 바꿔야 한다"며 "조금 더 지켜봐 달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수요에 대해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올해보다 내년 수요가 최소 60~100% 증가할 것"이라며 공급 부족으로 '아비규환'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다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용수·전기 문제와 중대재해 우려로 공장 건설 시기를 앞당기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최 회장은 이번 대한상의 회장 임기(내년 3월 종료)를 마지막으로 경제 단체 활동을 줄이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앞으로 집중해야 할 일의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며 "내년 이후에는 제 목소리를 많이 듣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