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제주 자연의 순환에 삶과 죽음을 묻다
핵심 요약
최은영의 개인전이 12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열린다. 제주의 자연과 생명 순환을 통해 삶과 죽음을 탐색한 신작 연작들이 공개된다. 관람객이 질문과 답을 남기는 참여형 설치 작품과 작가 도슨트도 마련된다.
제주의 현무암과 돌산을 그려온 최은영이 12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연다. 2026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삶과 죽음에 관한 질문을 바탕으로 한지와 먹, 분채로 완성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개막일인 12일 오후 4시에는 작가가 작품을 직접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관람료는 없다.
전시장에는 ‘바람의 빛깔’(2026), ‘긴 산행’(2025~2026), ‘고독의 모서리’(2025~2026), ‘족파(足波)’(2026) 등 새로운 연작이 나온다. ‘긴 산행’과 ‘고독의 모서리’가 인적 없는 거대한 대지를 펼쳐 보인다면, 여섯 폭 병풍 형식의 ‘족파’는 걸음의 흔적을 화면으로 불러온다. 현무암을 닮은 돌의 굴곡 사이로 작은 자국들이 이어지며 여러 걸음이 축적된 풍경을 이룬다.
전시는 가까운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겪은 작가가 자신의 삶과 마지막 순간을 돌아보며 품은 물음에서 출발했다. 제주로 이주한 뒤에는 피고 지는 식물과 땅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싹을 내는 생명을 가까이 관찰하면서 그 물음도 변화했다. 죽음을 삶과 대립하는 사건이 아니라 자연의 순환을 이루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된 경험이 이번 작업의 토대가 됐다.
관람객이 작품의 변화에 참여하는 설치 작업 ‘걸음이 멈추는 곳’도 마련된다. 최은영은 버려진 파지를 물에 불린 뒤 다시 한지로 떠 작업을 시작했으며, 관람객은 그 위에 삶에 대한 질문이나 자신의 답을 남길 수 있다. 질문과 응답, 기록이 전시 기간 동안 계속 쌓이면서 작품의 모습도 달라진다. 1999년 이화여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그동안 한지에 먹과 분채를 여러 겹 올려 제주 현무암의 거친 대지를 표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