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차, KGM 지분 16.2% 확보 길 열렸다
핵심 요약
체리자동차가 1080억원 규모의 KGM 전환사채를 인수한다. 주식 전환 시 지분율 16.2%로 KGM의 2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신차 개발 속도 향상과 함께 위탁 생산 및 국내 부품 생태계 위축 우려가 제기된다.

KG모빌리티(KGM)가 중국 체리자동차로부터 7500만달러, 약 108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다. 체리차가 KGM 발행 전환사채를 인수하고 1년 뒤 주식으로 바꾸면 지분율은 16.2%에 이른다. 전량 전환 시 체리차는 KGM의 2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체리차는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약 280만대를 판매해 중국 기업 가운데 판매 3위, 수출 1위를 기록했다.
KGM과 체리차는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2024년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부터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동 개발해 왔다. KGM은 내년 1월 렉스턴을 계승하는 대형 SUV ‘SE-10’을 출시할 예정이다. 체리차의 PHEV 구동 시스템인 T2X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반 차 기술을 활용하고, KGM이 상품 기획과 디자인을 담당한다.
이번 투자는 기술 사용료 일부를 전환사채로 지급해 체리차가 장기적으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짜였다. 연간 판매량이 10만~11만대 안팎인 KGM과 르노코리아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차세대 플랫폼을 독자 개발하기 어려운 현실도 협력의 배경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리·볼보 플랫폼을 활용한 그랑 콜레오스를 2024년 출시했고, 부산 공장에서는 지리차 계열 폴스타의 전기차 폴스타4를 생산해 유럽 등에 수출하고 있다.
협력이 확대되면서 KGM 평택 공장이 체리차의 해외 위탁 생산 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과 국내 부품업계 위축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된다. KGM은 현재 위탁 생산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체리차는 중국과 한국에 서로 다른 관세를 적용하는 지역이 있다는 점에서 KGM의 가치를 주목하고 있다.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중국 기술에 의존하면 국내 업체의 역할이 기획·디자인·조립에 집중되고, KGM과 거래하는 부품사의 사업 기반도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