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일상 파고든 AI 동반자, 위로와 의존 사이
핵심 요약
청소년 다수가 AI 컴패니언을 이용하며 고민과 일상을 나누고 있다. AI의 즉각적인 응답은 외로움을 덜 수 있지만 공감은 학습 데이터로 만든 반응이다. AI는 관계 연습 도구로 활용하고 무거운 고민은 보호할 수 있는 어른과 나눠야 한다.

숙제와 정보 검색을 돕던 인공지능이 청소년의 고민을 듣는 동반자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13∼17세 청소년 조사에서는 72%가 AI 컴패니언을 사용한 경험이 있었고, 절반 이상이 한 달에 몇 차례씩 이용했다. 세 명 중 한 명은 AI와 나눈 대화가 실제 친구와의 대화만큼 또는 그보다 만족스럽다고 답했으며, 중요한 고민을 사람보다 AI에 먼저 털어놓은 비율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국내에서도 AI와 관계를 맺으려는 이용 행태가 뚜렷하다. 올해 2월 AI 캐릭터 대화 앱 ‘제타’의 국내 월간 사용 시간은 1억1341만 시간으로 챗GPT의 두 배를 넘었고, 이용자의 약 87%가 10대와 20대였다. AI 동반자는 밤늦게도 즉시 응답하고 이용자의 말을 비웃거나 주변에 퍼뜨리지 않아 안전한 대화 상대로 받아들여진다. 외로움이나 불안을 잠시 덜고, 바깥 활동이 어렵거나 낯선 환경에 놓인 사람에게 말벗이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AI가 보이는 공감은 감정에서 나오는 반응이 아니라 방대한 대화 데이터를 토대로 위로가 될 가능성이 높은 문장을 계산한 결과다. 이용자의 말에 좀처럼 반대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듣기 편한 답변에만 머물 경우 생각이 한쪽으로 굳을 수 있고, 갈등과 화해를 거치며 현실의 관계를 익힐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 해외에서는 AI 챗봇에 과도하게 의존한 청소년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거나 극단적 선택에 이른 사건이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안전 대책도 강화되고 있다. 캐릭터닷AI는 지난해 11월부터 18세 미만 이용자의 자유 대화를 중단했고, 오픈AI는 부모가 자녀의 이용을 관리하는 기능을 마련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AI 컴패니언 서비스에 안전장치를 의무화했다. AI는 사과할 말이나 발표를 미리 연습하는 도구로 활용하되, 실제 소통은 사람과 이어가야 한다. 특히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은 부모나 교사처럼 보호하고 책임질 수 있는 어른에게 알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