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화재 후속 안전기준, 2년째 제자리
핵심 요약
청라 아파트의 5만7140㎡ 지하주차장은 면적별 방화구획 없이 설계됐다. 방화구획 완화 요건을 강화하는 시행령 개정은 목표 시점을 넘겼다. 충전구역 방화벽과 화재용 제·배연설비 기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24년 8월 1일 전기차 화재가 난 인천 청라 아파트의 지하 1층 주차장은 축구장 8개에 맞먹는 5만7140㎡ 규모지만, 면적별 방화구획 없이 하나의 공간으로 설계됐다. 정부는 대규모 지하주차장의 화재 확산 위험을 줄일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사고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핵심 제도는 완성되지 않았다.
현행 기준은 10층 이하 건축물에 1000㎡ 이내마다 방화구획을 두도록 하고, 자동식 소화설비가 있으면 3000㎡까지 허용한다. 다만 주요구조부가 내화구조이거나 불연재료인 주차장은 적용을 면제·완화할 수 있다. 청라 주차장도 이 예외를 적용받았다. 국토교통부는 내부 마감재료까지 완화 조건에 포함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입법예고했지만, 목표 시점인 지난 6월을 넘기고도 공포하지 못했다.
소방청은 청라 화재 이후 관계부처·전문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지난해 2월 4개 분야 19개 과제의 종합대책을 내놨다. 건축구조 분야에는 천장 가연물 난연성능 확보, 대규모 주차장 방화구획, 충전구역 위치, 연기 배출 개선이 포함됐다. 그러나 시행령 개정안은 방화구획 면적을 직접 의무화하는 내용이 아니라 예외 요건을 강화하는 수준이다. 심사 과정에서 전기차와 공장 화재 규제를 함께 검토하면서 일정도 늦어졌다.
충전구역 3면을 방화벽으로 감싸는 방안은 연기·가연성 가스 축적, 소방대 접근 방해와 사각지대에 따른 범죄 위험 우려로 적용이 유예됐다. 지하주차장 화재용 제·배연설비 기준도 검토 단계다. 청라 화재에서는 발화 차량 위 환기구로 연소가스가 빠져 피해 확산이 일부 억제됐지만, 현행법상 지하주차장은 배연설비 의무 대상이 아니다. 일반 환기설비만으로 대량의 연기와 유독가스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방화구획과 제·배연 대책을 함께 제도화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