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본선 진출 하치오지지센, 패배 넘어선 도전
핵심 요약
하치오지지센고가 첫 고시엔 본선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1대2로 패했다. 열악한 훈련 환경과 지역 중심 선수 구성에도 예선 6승을 거두며 본선에 올랐다. 야자와 료마 주장의 선수 선서와 선수들의 태도는 승패를 넘어선 고교야구의 가치를 보여줬다.
서부 도쿄 대표 하치오지지센고가 제108회 여름철 고시엔 본선에서 짧지만 선명한 도전을 남겼다. 사상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이 학교는 9일 도쿠시마현 대표 나루토우즈시오고와 연장 10회까지 맞선 끝에 1대2로 패했다. 선수들은 눈물을 훔치기보다 서로를 격려했고, 가와모토 로버트 감독은 지역예선 6승으로 이룬 본선 진출 자체를 야구부가 쓴 새로운 역사로 평가했다.
하치오지지센고는 전용 연습장과 기숙사, 학비 면제·감면 혜택을 주는 야구 특기생 제도가 없다. 선수들은 중학교 야구부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스포츠 추천 입학 제도로 진학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이른바 ‘야구 유학’을 오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번 대회 선수 20명 가운데 19명도 학교와 가까운 지역에 산다. 평일 훈련은 2시간뿐이며, 체육수업과 함께 쓰는 운동장은 외야 수비 훈련조차 어려울 만큼 작아 주말에는 인근 리틀야구장을 빌려 연습해 왔다.
이번 대회는 지난 5일 49개교가 참가한 가운데 개막했으며 사립학교가 40개교, 공립학교가 9개교를 차지했다. 사립학교는 비교적 넉넉한 지원과 광범위한 선수 선발을 바탕으로 강한 전력을 구축해 왔다. 지원이 제한되고 지역 유망주 중심으로 팀을 꾸리는 공립학교의 본선 진출은 한층 어려워졌다. 1970년대까지 일본 고교야구의 한 축이었던 상업고 등 실업계 고교도 학교 수 감소와 맞물려 이번 본선에는 5개교만 올랐다.
하치오지지센고를 향한 관심은 경기 전부터 이어졌다. 단체 응원 비용을 마련하려고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에는 2200만 엔, 약 1억9700만 원이 모였다. 주장 야자와 료마는 개회식 선수 선서에서 7월 28일 구마모토 지진 피해와 복구에 나선 시민들을 언급하고, 패배 뒤 눈물을 참는 표정으로 주변에 희망을 전하자고 다짐했다. 2분40초 분량의 선서를 위해 밤을 새워 문장을 다듬고 200차례 연습한 과정과 본선에서 실제 득점을 올리며 끝까지 맞선 모습은 승패를 넘어 고교야구의 사회적·교육적 가치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