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탑 신설 절반 줄여 대형 전력 수요 대응
핵심 요약
정부가 기존 철탑의 송전선을 늘리고 민가 밀집 구간의 지중화를 확대한다. 추가 송전탑 건설 규모를 4723개에서 2509개로 47% 줄일 계획이다. 주민 참여 확대에 따른 의사 결정 지연과 지중화 비용 부담이 과제로 남았다.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망 확충 방식을 바꾼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일 기존 철탑에 송전선을 추가하고 민가 밀집 구간의 지중화를 확대하는 내용의 전력망 건설 주민 수용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신규 철탑을 최소화해 주민 반발을 줄이고 전력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전선 2개가 지나는 기존 철탑 주변에 비슷한 규모의 철탑을 새로 세우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앞으로는 철탑을 추가로 건설하는 대신 기존 철탑에 설치된 송전선을 2개에서 4개로 늘리는 방식을 적용한다. 송전탑이 있는 지역에 선로를 더 설치해야 하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기술 향상으로 철탑 한 곳에 전선 4개를 설치하기가 과거보다 수월해진 점도 반영됐다. 신설 예정인 광양~신장수 선로에 이 방식을 적용하면 송전탑 설치 구간은 99㎞에서 7㎞로 줄어든다.
민가가 밀집한 구간에서는 송전선을 땅속에 묻는 지중화 사업도 확대한다. 지중화는 송전탑을 세우는 방식보다 공사비가 약 10배 많이 들지만, 주민 거부감을 낮추고 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현행 전력망 구축 계획상 전국에 추가로 필요한 송전탑은 4723개다. 정부는 기존 철탑 활용과 지중화를 병행하면 신설 규모를 2509개로 낮춰 당초 계획보다 47%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선 결정 과정의 주민 참여도 넓어진다. 전력망 노선을 정하는 입지선정위원회에 주민 참관을 허용하고, 지역 주민이 직접 제시한 후보지도 검토 대상에 포함한다. 다만 참여 절차가 늘어나면서 의사 결정이 지연될 가능성과 지중화 요구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철탑 신설 축소와 주민 의견 반영이 실제 사업 속도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노선 선정 기간과 공사비를 함께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