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망의 서울 집중, 지방 소멸 부추긴다
핵심 요약
전현우는 서울 집중형 철도망이 지방 소멸을 가속한다고 지적한다. 광주~부산 KTX 부재는 나무형 구조의 한계로, 그물망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철도는 승용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10배 높아 기후위기 대응에도 필수적이다.
‘교통 철학자’ 전현우는 신간 <외톨이 역을 떠나며>에서 서울로만 향하는 나무형 철도 구조가 지방 소멸을 가속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광주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가 없는 이유도 이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현우는 지난 24일 찾은 서소문고가 사고 현장을 ‘한국 철도의 목’이라고 부르며, 이 구간이 100년 동안 취약성이 극복되지 않은 채 서울 집중형 네트워크의 한계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전현우는 도시 중심부와 멀리 떨어진 경주역, 군산역, 포항역을 ‘외톨이 역’으로 명명하고, 이 역들이 대중교통 접근성을 무시한 채 건설됐다고 분석한다. 경주역은 문화유산 보호를 이유로, 포항역은 토지 보상비 절감을 위해 외곽에 세워졌다. 이로 인해 ‘역전 앞’이 창출하는 소셜 믹스 효과가 사라지고, 세대를 넘어 지속되는 도시의 기억이 누적될 공간도 없어졌다고 그는 지적한다.
철도의 에너지 효율은 승용차 대비 10배, 탄소 효율은 5배에 달한다. 전현우는 승용차 통행량의 10%를 철도로 흡수하면 에너지 소비량은 9%, 탄소 배출량은 8%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그는 현재 2:1인 승용차 대 대중교통 비중을 1:2로 뒤집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도심 속 철길을 없애고 숲을 만드는 것은 자동차 이용을 유발하는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한다.
전현우는 기후위기를 대장 깃발로 삼아 철도 중심의 이동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경제적으로 ‘저렴한 세계’와 환경적으로 ‘적정한 세계’의 조화를 이루는 접점이 철도라고 본다. 그는 “경주만 해도 앞으로 1000년은 사람이 살 텐데, 30년 전 결정했다고 따라야 한다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이제 역사적 비판을 시도할 시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