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사람이 지킨 신촌의 70년 서점
핵심 요약
홍익문고가 창업주의 유지를 이어 약 70년째 신촌에서 영업하고 있다. 직원들은 독서모임과 ‘비밀의 책’ 프로그램으로 지역 서점만의 관계와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지역서점 감소와 교재 판매 위축 속에서도 구성원들은 매장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인근의 홍익문고가 대형 서점과 온라인 유통의 확산, 지역 재개발 압력 속에서도 약 7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대 대표 박세진 씨는 건물을 상가로 임대하면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서점을 이어 달라는 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직원들은 세심한 응대와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서점만의 경쟁력을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29일 5층 휴게실에서는 직원 독서모임 ‘오독오독’ 회원 7명이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놓고 토론했다. 현재 직원 8명 가운데 5명이 오후 근무 전 모임에 참여하며, 책 관련 분야로 옮긴 전 직원 2명도 매달 찾아온다. 2023년 시작된 모임은 올해 세계문학을 주제로 정했고, 11월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을 읽고 12월에는 연간 독서 목록을 마무리하는 송년회를 연다.
홍익문고는 창업주 고 박인철 씨가 1957년 거리의 책 노점으로 시작해 1978년 현재의 5층 건물로 옮겼다. 그러나 국내 지역서점은 2003년 3,589곳에서 2024년 2,331곳으로 35% 줄었고, 조사에 응한 서점의 49.5%는 연 매출이 1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곳에서도 수험서는 비교적 꾸준히 팔리지만 대학생들이 태블릿으로 교재를 읽으면서 대학 교재 판매가 감소하는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직원들은 불투명한 봉투에 제목과 저자, 표지를 가린 책을 담아 판매하는 ‘비밀의 책’을 마련했다. ‘여름’ 같은 주제에 맞춰 고른 책의 추천문과 일부 구절만 봉투 밖에 적어 고객이 직원의 안목으로 선택하도록 한 방식이다. 20대부터 40대까지인 직원 7명은 서울에서 서점 일자리를 찾다가 채용 중이던 이곳에 모였고, 매장의 미래를 자신의 일처럼 고민하고 있다. 4년째 근무한 이나원 씨는 따뜻하고 세심한 서비스로 방문객이 더 행복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