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기업 AI 전환, GPU 소유가 가른 두 전략
핵심 요약
AI 데이터센터에 진출한 채굴기업의 위험과 수익 구조가 GPU 직접 보유 여부에 따라 갈리고 있다. 헛8은 전력·공간 임대로 안정성을 추구하고, 아이렌은 GPU 운영으로 더 높은 연산 마진을 노린다. 현재는 전력 부족이 임대 모델에 힘을 싣지만 공급 여건과 GPU 가동률에 따라 경쟁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비트코인 채굴기업의 AI 데이터센터 진출이 늘면서 GPU를 직접 보유할지가 사업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AI 연산용 GPU는 신제품 출시에 따라 가치와 임대료가 빠르게 낮아지는 자산이다. 엔비디아 H100의 시간당 임대 단가는 2024년 말 약 8달러에서 2026년 중반 2.5~2.9달러로 60~70% 하락했다. 반면 전력망에 연결된 전력과 데이터센터 건물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길어 두 자산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위험과 기대수익이 달라진다.
헛8은 GPU를 고객이 마련하고 회사는 전력과 공간을 제공하는 콜로케이션 임대 모델을 택했다. 세금과 보험, 유지비까지 임차인이 부담하는 트리플넷 리스 구조여서 GPU 노후화에 따른 손실도 임차인에게 돌아간다. 헛8은 텍사스 비콘 포인트와 루이지애나 리버 벤드에서 총 597MW 규모의 15년 계약을 확보했다. 기본 계약가치는 168억달러이며 갱신 옵션을 모두 반영하면 최대 428억달러다. 다만 9085MW의 개발 플랫폼 가운데 상업 가동 용량은 710MW로, 나머지는 실사·개발·건설 단계에 있다.
아이렌은 GPU를 직접 구입해 AI 연산 능력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클라우드 운영 방식을 선택했다. 수요가 충분해 가동률이 높아지면 단순 임대보다 큰 마진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신형 제품 등장으로 기존 GPU의 경쟁력과 자산가치가 낮아지는 위험도 회사가 떠안는다. 아이렌이 보유한 GPU의 감가상각 전 장부가는 2025년 6월 말 7600만달러에서 같은 해 12월 말 5억5060만달러로 약 6개월 만에 크게 늘었다. 대신 운영 기술과 자원 배분 소프트웨어, 고객 관계 및 운영 데이터가 내부에 축적되는 이점이 있다.
두 전략의 우열을 가르는 현재 변수는 대규모 전력의 확보 여부다. 전력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전력과 건물을 선점하고 GPU 감가 위험을 임차인에게 넘기는 헛8식 임대 모델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장기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AI 연산 수요가 급증해도 계약액을 넘어서는 추가 수익은 제한된다. 반대로 전력 부족이 완화되고 GPU 수요와 가동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감가와 자금 부담을 감수하면서 연산 마진과 기술 역량을 직접 확보하는 아이렌식 운영 모델의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