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0년 니혼 히단쿄, 계승·해산 갈림길
핵심 요약
창립 70주년을 맞은 니혼 히단쿄가 피폭자 고령화와 회원 감소로 존속의 갈림길에 섰다. 비피폭자 중심의 계승론과 마지막 피폭자 사망 뒤 해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최종 결정은 내년 정기총회로 미뤄진 가운데 일본 정부는 방위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피해자들이 주축인 반핵 운동 단체 니혼 히단쿄가 10일 창립 70주년을 맞았지만, 존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섰다. 피폭 경험을 직접 증언하며 운동을 이끌어 온 당사자들이 고령으로 활동을 멈추거나 세상을 떠나면서 조직의 구심점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는 ‘피폭자 없는 시대’를 앞두고 활동을 이어갈 주체와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니혼 히단쿄는 1956년 결성된 뒤 생존자 지원과 피폭자 보상, 핵무기 폐기를 요구하는 평화 운동을 펼쳤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와 강제동원 피해 문제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으며, 202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같은 해 12월 노르웨이에서 열린 시상식 대표단에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2명도 참여했다. 지난 3월 기준 일본 원폭 피해자는 약 9만1000명으로 10만 명 아래로 줄었고 평균 연령은 86.6세에 이르렀다.
회원이 한때 수백 명에 달했던 지방 조직 가운데 상당수는 현재 10~20명으로 축소됐다. 이와테현 등 일부 지부는 피폭자와 유족만으로 활동을 유지하기 어려워 일반인에게도 가입을 허용했고, 인력 부족으로 활동을 중단하거나 해산하는 조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도쿄 정기총회에서는 2·3세를 포함한 비피폭자가 운동을 계승해야 한다는 존속론과 마지막 피폭자가 세상을 떠나면 단체도 활동을 마쳐야 한다는 해산론이 맞섰다.
논쟁의 핵심에는 당사자의 직접 증언을 정당성과 설득력의 토대로 삼아 온 운동 방식이 자리한다. 피폭자원호법상 각종 수당을 받는 피해 1세대와 2·3세의 법적 지위가 서로 다른 점도 쟁점이다. 단체는 올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최종 결정을 내년 정기총회로 미뤘다. 그 사이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무기 수출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2027년도 방위비로 역대 최대인 8조9000억엔, 약 79조5000억원을 책정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지난 6일과 9일 히로시마·나가사키 추도식에서 비핵 3원칙을 모호하게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